2012년 5월 7일 월요일

Aliens: 무기

Aliens는 Alien 시리즈의 두번째 영화로 한국에서는 Alien 2라는 이름으로 상영되었다. 나는 개인적으로 외계 생명체가 등장하는 SF 영화를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 천문학적 스케일에서 수백년은 찰나에 불과하고, 외계 생명체가 등장하는 경우는 이런 찰나적인 우연에 의존하기 때문이다. 과학문명을 갖고 있는 외계 생명체와의 전쟁은 찰나에 해당하는 수백년의 과학기술 차이로 인간이든 외계 생명체이든 일방적인 게임이 된다. 다만 외계 생명체가 바이러스나 박테리아 수준이라면 인간과의 조우시 전쟁과는 다른 형태로 인간을 위협할 수 있을 것이다. 마치 천연두나 흑사병이 그러했듯이. 이 영화는 인간이 외계에 진출하고 그러면서 만나는 외계 생명체와의 싸움을 보여주는 것으로 V나 Independence Day 류의 과학문명간의 전쟁과는 약간 다르고 그래서 좀 덜 황당하다. 에일리언이 나나니벌이고 인간이 유충이라면 이 영화에서 보이는 것과 비슷한 상황이 자연계에 실제 존재한다.

이 글은 이 영화의 다른 모든 부분은 무시하고 등장하는 무기 특히 총기에 대해서만 이런저런 잡담을 하려고 한다. 무기류에 대한 일반적인 그리고 심층적인 정보는 '문제중년'이라는 필명으로 글을 쓰시는 전문가의 글이 여러 사이트에 많으니 참고 바란다.

극중에 등장하는 일종의 기관총은 pulse-gun이라 불리운다. 극중 대사에는 이 총은 "10mm explosive-tip caseless, standard light-armor piercing round" 탄을 사용한다. 우선 이 말부터 잠시 설명한다.
explosive-tip: 총탄은 탄두의 질량과 형상으로 파괴력을 발휘하는 반면 포탄은 탄두내에 폭약이 있고, 뇌관에 의해 다양한 조건에서 탄두를 폭발시킨다. 극중의 탄은 총탄이지만 파괴력 향상을 위해 포탄처럼 내부에 폭약을 갖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caseless: 카트리지라고 불리는 총탄은 탄두와 탄피(case)로 구성되는데, 탄두는 실제 목표물에 도달하여 물리적 에너지 혹은 폭발력에 의해 타격을 가하는 부분이고, 탄피는 내부에 폭약을 갖고 있다가 뇌관에 의해 폭발하면서 탄두를 밀어내는 에너지를 발생시킨다. 무탄피 카트리지는 카트리지의 경량화 및 총기의 단순화를 위해 많이 연구되어 왔지만 이들은 종이 등 연소성 탄피를 사용하여 발사시 탄피가 연소 및 제거되는 형태의 카트리지를 의미한다. 이러한 무탄피타은 카트리지의 내구성, 안정성, 탄피 연소와 관련된 여러가지 문제로 실현되지 못 하고 있다. 극중에 나타나는 무탄피탄은 이것과는 다른 개념, 즉 추진력을 만드는 폭약이 아예 없는 것으로 보이며 이는 미 해군이 연구개발중인 레일건(railgun)과 개념적으로 유사한 것으로 보인다.
light-armor piercing: 경장갑을 관통할 수 있다는 뜻으로 현재 기준 수 mm의 철판을 관통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뜻이다. 관통 능력은 탄두의 면적 대비 질량과 속도에 의해 결정되는데, 예를 들면 전차의 대전차 포탄은 면적 대비 질량을 높이기 위해 열화우라늄(depleted uranium)을 사용하기도 한다. 납이 질량이 더 높지만 너무 무르고 열에 약해서 관통능력이 없어서 사용되지 않는 것으로 짐작된다.
round: 카트리지 즉 탄두와 탄피가 결합된, 한마디로 탄을 말한다. 극중에서는 탄피가 없는 탄두만 있는 탄이다.

그럼 이런 탄을 사용하는 극중의 pulse-gun은 어떤 총기일까? 위에 쓴대로 케이스가 아예 없다면 레일건이어야 한다. 레일건에 대해 잠시 설명한다.

레일건에 대한 참조: http://en.wikipedia.org/wiki/Railgun

레일건은 현재 미 해군에서 연구개발중인 무기이다. 자기부상열차처럼 탄의 추진력을 전자석의 자력으로 발생시킨다. 일반 총기의 총구이탈속도는 음속의 2.5배 정도지만 레일건은 현재에도 음속의 7배 이상이다. 아마 개발이 완료되면 이보다 훨씬 더 빠를 것이다. 속도의 증가는 물리적 에너지의 증가에 따라 사거리가 연장되고, 파괴력 및 관통력을 높인다. 추진용 폭약과 이에 따르는 기계장치의 제거는 탄두의 크기와 중량을 늘릴 수 있고, 따라서 다양한 용도의 탄두가 적용될 수 있다. 심지어 경제적으로도 레일건이 일반 포보다 유리할 수 있다. 속도 자체도 미사일 요격 등 기존 탄두가 하기 어려운 역할을 수행하는데 도움이 된다.
레일건의 문제는 레일건 작동에 필요한 막대한 전력을 생산, 축적, 방출하는 데 관계된 모든 문제들이다. 레일건은 세부사항이 아직도 거의 알려지지 않은 관계로 이러한 기술적 과제는 알 수가 없다. 다만 일반적인 지식으로 추정하건데, 레일건은 함포로 개발중이며 이는 전함 규모가 아니면 레일건 작동에 필요한 전력과 공간을 얻기 어렵기 때문으로 보인다.

영화속 pulse-gun의 문제

영화속 pulse-gun이 레일건이라는 전제하에 생각할 수 있는 문제는 총기의 크기이다. 휴대용 원자력 발전기가 만들어지기 전에는 어떠한 배터리로도 레일건을 작동할 수 있는 전력을 생산할 수 없다고 본다. 그렇다면 휴대용 원자력 발전기는 가능한가? 인공위성에 사용되는 소형 원자력 발전기는 이미 있지만 (참조: http://en.wikipedia.org/wiki/Radioisotope_thermoelectric_generator) 그것이 휴대용이 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또 한가지의 문제는, 무기는 매우 특정한 용도를 위해 개발되는데, 영화속 pulse-gun은 파괴 대상이 무었인지 알 수가 없다. 외계인과의 전쟁을 상상하지 않는다면 이러한 무기를 요구하는 군대는 없을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이 영화는 외계인과의 전투 경험이 이미 있을 것 같지만 설정과 대사를 보건데 그렇지 않은 것 같고, 그것은 모순점이라 할 것이다.

SF 영화가 진짜 과학적 호기심을 유발하기를 기대하면서...

2012-5-7

*이 글은 개인적인 것으로 내용의 정확성을 보장하지 않으며 어떠한 책임도 없습니다.

댓글 2개:

  1. 1편의 재미와 공포는 괜찮았던 같습니다. 에일리언을 보고 놀란 것은 스스로 인간인 숙주를 조종하거나 그 과정에서 인간의 유전자를 받아들여 진화한다는 것인데...최종 숙주인 양에게 먹히기 위해 중간 숙주인 개미를 조종하는 창형흡충과 같은 기생충이 있는 것으로 보아 없으리란 법도 없을 것 같아 더욱 공포스러웠죠.
    쌍벽을 이루는 시리즈로 Predator가 있는데 최근에는 같이 나와서 싸우더라고요.ㅋㅋ 무기도 인상적인게 있었는데 마치 발칸포를 휴대용으로 만든 머신건이 있었어요. 소리와 파괴력 만으로도 흥분시키기에 충분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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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말씀하신 총은 미니건이라고 합니다. http://en.wikipedia.org/wiki/Mini_Gun

    일종의 개틀링 건이죠. 아마 7.62mm NATO 탄 쓸 겁니다. Black Hawk Down에서도 나오는데, 문제라면 문제인게 외부 전원이 필요하죠. 미니건과 벌컨은 총열이 6개인데, 더 고급 장비는 총열이 더 많기도, 적기도 합니다. 저는 총열이 3개, 4개, 6개, 7개인 것까지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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