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전 Paul Krugman은 그리스가 결국은 유로존에서 퇴출될 것이며 그로 인해 2001년 아르헨티나의 경우처럼 평가절하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2011년 8월 유럽 재정위기 당시 시장은 약 20% 하락했지만, Krugman의 예상은 오히려 앞으로 더 큰 영향을 줄 것이라는 점에서 다시 검토해 본다. 최근 PIMCO 사장 El-Erian의 "유로존은 강해질 것이나 달라질 것이다" (El-Erian: Spain could make or break Europe) 발언의 함의도 함께 살펴보았다.
1. 크루그만의 "논리적 대응"
크루그만은 그리스 문제의 해법은 논리적으로 세가지밖에 없다고 했다: 1) 대대적인 임금삭감으로 경쟁력 회복, 2) 유럽중앙은행 ECB의 대대적인 통화팽창, 3) 독일의 유럽중앙정부 역할 담당. 크루그만은 이 세가지 해법이 정치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했다. 이들이 정치적 이슈임은 분명하나 개인적으로는 경제적으로도 이들 해법이 큰 효과가 없을 것으로 본다.1) 대대적인 임금삭감
임금삭감은 경쟁력 회복을 통한 고용증대가 목적이다. 그러나 관광 등 서비스업이 80%를 차지하는 산업구조에서 경쟁력 회복 자체가 의문이다. 그리스는 지난 3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했으며, 2011년 국채도 GDP 대비 165%에 이르는 관계로 경기부양정책을 시도할 힘도, 효과도 의문시 된다.
대대적인 임금삭감은 정치적으로 거의 불가능하며 비대칭성으로 인해 사회적 비용도 매우 크다. 환율 인상 즉 평가절하가 사회적, 정치적 비용이 적은 방안이며, 그런 이유로 크루그만은 그리스가 결국 2001년 아르헨티나 경우처럼 유로존을 탈퇴하고 대규모 평가절하를 하게 될 것으로 예상한 것으로 생각한다. 그리스가 독자통화를 갖게 될 경우의 효과는 80년대 초반에 있었던 남미 부채위기(Latin American debt crisis)와 비슷할 것으로 보인다. 그리스 국채를 내국인이 소유하든 외국인이 소유하든 유로화 표시 채무는 바로 외채가 되기 때문에 지금의 재정위기는 바로 외환위기가 된다. 따라서 그 효과도 80년대 남미와 비슷한 상황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리스는 향후 10여년간 매우 어려운 시기를 보낼 것으로 생각한다. 사회적 혼란을 막기 위해서는 지금과 같은 정치적 불안정이 조속히 해결되어야 한다.
2) ECB의 통화팽창
ECB는 독일이 주도하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독일은 두차례 세계대전으로 겪은 경제적 혼란으로 전통적으로 재정적자와 인플레이션에 극도의 거부감을 갖고 있다. 유로화 출범부터 현재까지 독일은 재정건전성을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스페인과 이태리까지도 문제의 소지가 있음을 고려한다면 그리스에 대한 대대적인 지원은 어려울 것이다. 엘-에리안은 유럽은 그리스 등 문제해결에 "올인"해야 한다고 하지만 (El-Erian: Europe must go 'all in'
), 독일은 그럴 의사도 능력도 없다는 판단이다.
크루그만은 인플레이션을 (의도적으로) 유발할 수준의 통화팽창이 필요하다고 하지만, 그것은 (크루그만 말대로) 가능하지도 않고, 효과도 개인적으로는 매우 회의적이다. 연금 등 많은 세출이 인플레이션에 연계되어 있고, 변동금리 국채나 신규발행 국채에는 인플레이션이 반영되기 때문이다.
3) 독일의 중앙정부 역할 담당
통독의 후유증을 고려하면 독일이 유럽의 중앙정부 역할 혹은 다른 국가에 대한 대대적인지원은 독일 자체의 안정성을 크게 손상시킬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상상하기 어렵다. 엘-에리안은 '올인'이 필요하다고 하지만, 그리스를 퇴출시키는 것이 독일로서는 훨씬 더 쉬운 선택이 될 것이다. 최근 독일 메르켈 총리가 "그리스가 유로존에 잔류하기를 희망한다"고 했지만, 역으로 이 말은 '희망'이지 '의지'가 아님을 표현한 것으로 이해할 수도 있다.
2. Lehman Brothers와그리스
크루그만도 그리스가 "잠시나마 다우 지수 1,000 포인트 하락을 가져온" 리만은 아니라고 했다. 개인적으로는 비교 대상을 찾자면 Bear Sterns가 더 적절할 것 같다. 일단 규모면에서 리만은 스페인이나 이태리와 비교되어야 한다. 문제의 본질이나 진행 상황에 있어서도 Bear Sterns가 subprime mortgage, 그리스가 재정부실을 더 잘 반영한다. 아직 알 수 없지만 결과에 있어서도 그리스는 리만 보다는 Bear Sterns에 여러가지 면에서 가까울 것으로 생각한다. 스페인과 이태리가 Lehman BROTHERS라면 아무리 학습효과가 있다고 해도 그들이 주는 충격은 상당할 것이다 (게다가 둘이나 있으니).3. 강하고 달라진 유로존
전술한 메리켈 총리의 발언이 '의지' 없는 '희망' 차원이듯 엘-에리안의 발언은 모호성에 있어서는 비슷하지만 (개인적으로) 새겨 듣자면 중요한 함의가 있다. 엘-에리안은 3-5년후 유로존이 강해질 것인지 분해될 것인지에 대하여 몇가지 적절한 조치가 취해진다는 전제하에 "강하지만 달라진 유로존"이 될 것이라 했다. 이에 대하여 개인적으로 다음과 같이 해석한다.1) 강한 유로존: 엘-에리안은 스페인을 포함해서 말하는 듯 하지만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다. 3-5년후 유로존 구성이 어떻게 변하든 새로운 유로존은 지금보다 강할 것이라고 나는 이해하며, 이는 동어반복 수준으로 자명한 것이다.
2) 달라진 유로존: 어떻게 달라질 것인지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다. 그러나 재정개혁, 은행개혁 등에 대한 거론을 고려할 때, 독일식 재정개혁과 미국식 은행개혁을 통해 현재의 문제를 (최소한 어느 정도까지는) 근본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보는 듯 하다.
유로존의 변화는 여러 사회경제적 변화를 요구하는 것으로 이에 관해서는 별도의 글에서 검토를 할 생각이다.
2012-5-17
* 이 글은 개인적인 것으로 내용의 정확성을 보장하지 않으며 어떠한 책임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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