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8월 26일 목요일

이민정책 한일 비교

이민정책 한일 비교

 

어제 아프가니스탄에서 한국 대사관과 대외협력 기구에서 일하던 현지인 378(390)이 한국에 도착했다. 이들은 난민이 아니라 특별기여자자격을 부여 받고, 곧 장기비자를 받아 한국에서 살 수 있게 된다고 한다.

당장의 문제는 이들이 안정을 찾고, 빠른 시일 내에 한국사회에 적응하는 것이겠다. 일부에서는 이들의 종교적 배경, 일부 위험인물의 존재 가능성 등을 우려한다. 이러한 당장의 문제는 아닐지라도, 궁극적인 문제이고, 이번 상황의 상징성이 있어, 이민 및 동화정책(immigration and naturalization, 정부에서는 사회통합이라 한다)에 대해 잠시 생각해 보며, 특히 한일의 상황을 비교해본다.

 

인구감소와 이민정책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2020 0.84명이었다[1]. 전세계에서 가장 낮다. 이로 인해 고령화는 급속히 진행되고 있고, 절대인구 감소도 머지 않았다. 논리적으로 이에 대한 대책은 단 두 가지이다: 로봇과 이민. 경제적인 측면만 고려한다면 로봇(즉 자본)이 어느 정도 대책이 될 수 있을 수 있으나, 현재의 기술수준을 고려하면 오늘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은 아니다. 여타 사회적 요소들을 고려하면, 유일한 대안은 이민이다.

이민 정책은 크게 스위스식과 미국식으로 볼 수 있다. 스위스는 노동력 수급이 목표이다. 실업률이 낮을 경우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고, 실업률이 높아지면 외국인을 추방한다. 스위스의 경우 외국인 노동자가 정식 취업비자 내지 영주권을 갖고 일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외국인 노동자는 자국민이 기피하는 허드레 일에 종사하며, 스위스 정부의 경제성장률, 실업률 등 정책목표에 따라 맘대로 처분할 수 있는 법적 지위이다. 그런 점에서는 유럽에서 많이 보는 계절적 이동도 이 범주로 봐야 한다미국식은 미국 자체가 이민자의 나라이다 보니, 이민은 원칙적으로 영주권, 추후로는 시민권 부여를 전제로 한다. (현실에 있어서는 물론 많은 예외나 변덕이 있지만, 큰 그림에서는 그렇다.) 미국식의 경우에는 따라서 동화정책이 매우 중요하다. 스위스식은 그렇지 않다. 동화정책은 캐나다가 가장 모범적이다. 전체 인구대비 총이민자 및 이민자를 출신국이나 문화권별로 할당을 하고, 동화정책도 가장 적극적이다.

 

동화정책

한국과 일본 공히 단일민족국가로서의 성격이 강하고, 국민들도 그렇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지난 두 차례의 세계대전은 민족주의적인 성격이 강하다. 냉전시대에는 이데올로기가 가장 중요했다. 냉전 이후 국지전이나 현재 중국의 행태를 보면 안타깝지만, 아직도 민족주의가 국내 혹은 국제정세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특정 민족의 우열을 주장하는 것은, 정의에 의해, 인종주의다. 인종주의의 비과학, 반이성, 사이비 성격은 이미 자명하다 믿고 여기서는 거론하지 않겠다.

단일민족국가라는 말도 비과학적이고 인종주의가 될 위험이 있다. 중국은 한족과 소수민족으로 구분하지만, 한족은 인종적 개념이 아니다. 단적인 예로, 중국에서 소수민족 출신이 아이의 출생신고를 할 때 한족과 소수민족 중 선택할 수 있다. 한국이나 일본도 여러 차례, 여러 가지의 교류로 인종적으로 단일민족일 수 없다.

한국이나 일본은 각자의 독자적이고 독특한 문화를 갖고 있다. 문화는 오랜 시간에 걸쳐 형성된 공유된 언어, 가치체계, 규범, 행동양식 및 관행을 말한다. 따라서 문화에는 인종적인 요소는 전혀 없다. 동화정책은 따라서 공동체로서 문화적 동질성을 유지하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의 이민 및 동화정책

2019.11.1일 기준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은 222만명, 총인구 대비 4.3%이다[2]. 뉴스에서 외국인에 대한 가정폭력 등 학대나 부당대우 경우를 심심치 않게 보지만, 그런 짓을 하는 나쁜 한국인은 분명히 있지만, 그런 문제가 집단적이고 조직적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한편, 외국인의 경우 히잡[3]이나 부르카[4] 착용을 강요하거나, 여성에 대한 교육이나 외출을 제한하는 등 출신지 문화를 강요하는 경우도 있지만, 이 역시 사회적인 문제가 될 수준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영국이나 독일에서 보는 외국인 구역의 형성이나, 외국인의 소요 등을 들어본 바 없다. 그리 아름다운 예는 아니지만, “화교가 힘 못쓰는 유일한 나라가 한국이라는 말이 있듯, 다른 요소를 다 떠나 동화정책은 효과적이라고 본다. 인종차별은 결단코 반대하지만, 동화정책은 반드시 필요하다. 문화도 고정된 것이 아니고, “오랜 시간에 걸쳐형성 및 변화되어야 하며, 외국인도 그에 역할을 분명 할 수 있지만, “공동체로서 문화적 동질성은 반드시 필요하다.

외국인이 한글을 배우는 과정에서 한국인이 흔히 쓰는 표현에 담긴 한국인의 정서만 이해해도 동화에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홍익인간이라는 한국의 건국이념은 전 세계 어디에도 없는 코스모폴리탄적인 이념이라 생각한다. , 한국의 문화적 저력과 국민성은 외국인의 자발적인 동화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물론 한국인 개개인의 선량함, 포용성, 정부 정책의 합리성 역시 매우 중요하다.

 

일본의 이민 및 동화정책

일본은 만세일계, 단일민족 등 황당한 궤변으로 일종차별적 민족주의를 주장한다. 일본에는 백인에 대한 동경과 여타 인종에 대한 멸시가 있다. 히틀러로부터는 명예 아리안”, 아파르트헤이트 당시 남아공화국으로부터는 명예 백인이라는 칭호를 받고, 이를 (감사히) 수용했다. 한국의 경우 남아공화국으로부터 같은 대우를 제시 받았으나 거절했다. 강자에게 약하고, 약자에게 강한 일본인의 특성이 잘 나타난 경우이다.

일본은 일본에 소수민족문제는 없다고 주장한다. 이는 뻔뻔한 거짓말로 재일교포와 아이누족은 숨길 수 없는 증거이다. 1923년 관동대지진 당시 조선인이 방화했다”, “조선인이 우물에 독을 넣었다등 유언비어로 광분한 일본인 자경대가 일본 경찰의 묵인 하에 3-6천명의 조선인을 학살했다. 2011년 동일본대지진 당시에도 우물의 독은 등장했다. 비록 학살은 없었고, 일부 과격 극우세력의 댓글 선동이라 하더라도, 일본인은 변하지 않았다. 2011년에 누가 우물의 물을 먹는다고 90년전의 날조와 선동을 재탕하는지 한심하다.

일본에는 한국인 외에도 외국인이 꽤 있을 것이다. 한국인은 일본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갖고 있다. 그런 한국인도 완벽한 일본어를 구사하고 외모로는 구별이 안 되도, 한국인임을 밝히면 대기업 취업은 거의 불가능하다. 외모도 다르고, 일본어도 어눌한 여타 외국인은 말 할 필요도 없다. 한마디로 일본에서는 차별이 심각하며, 집단적이고, 조직적이다. 이런 상황에서 동화는 불가하다. 외국인이 아무리 노력하고, 아무리 능력이 탁월해도 일본인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이제는 한국이 출산율에서는 일본보다 심각하지만, 고령화의 원조는 일본이다. 한국은 외국인을 포용한다. 그래서 이민과 동화정책에 의한 대책이 어느 정도는 효과가 있다. 반면, 일본은 지금처럼 배타적인 한, 고령화에 대해서는 아무런 대책이 있을 수 없다. 불행히도 일본의 배타성은 없어지지 않을 것이다.

 

아프간 특별기여자

이번에 입국한 아프간 특별기여자 분들이 안정과 평화를 찾고, 한국 사회에 적응하고 동화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한국은 전세계에서 가장 경쟁이 치열한 사회라 한국에 정착하는 것이 쉽지는 않을 것이다. 언어나 문화 등 다른 어려움도 매우 클 것이다. 정부의 정착 지원이 어느 정도, 어떤 내용, 언제까지 일지도 변수이다. 지금은 사지를 벗어난 것 만으로도 행운이라 생각하겠으나, 결국은 경제적으로 생존이 가능해야 정착할 수 있으며, 그것은 궁극적으로 그들의 노력, 능력, 책임이다.

사실 한국의 외국인중 무슬림에 대한 우려가 가장 크다. 몇몇 종파의 무슬림은 그들의 종교와 관행을 고수하여 한국 법으로는 용납하기 어려운 행태를 보이는 경우도 있다. 한국에 있는 한 한국법을 존중해야 한다. 프랑스에서 학교 내 히잡 착용을 금지해서 문제가 된 적 있다. 한국인이든 외국인이든 한국에서 가정폭력은 형사처벌을 받는다. 여자의 외출을 금지하면 감금죄에 해당한다. 여아의 의무교육 거부도 처벌받는다. 이런 것이 싫다면 한국을 떠나 다시 갈 나라를 찾아야 한다.

 

종교의 자유는 자유민주주의 원칙에 근거한 대한민국 헌법에 의해 보장된다. 그러나 한국에서 이슬람 율법인 샤리아는 종교의 자유에 해당하지 않는다. 이는 이미 이기 때문이다. 정치화된 무슬림을 이슬람이라 한다. 한국에서는 무슬림은 보호받으나, 이슬람은 그럴 수 없다. 샤리아를 따르겠다면 이미 이슬람이다. 아프간 특별기여자 분들은 이런 점을 분명히 인식할 필요가 있다. 한국은 어떠한 경우에도 자유민주주의 원칙을 조금도 양보할 수 없다.

한국인들의 포용도 필요하지만, 점점 다문화 사회가 되어가는 한국에서 법 정비도 필요하다. 예를 들면, 히잡은 한국인들이 수용할 수 있지만, 부르카는 어렵다고 본다. 이러한 세세한 부분까지 법으로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다.

 

2021.8.27

최원영



[1] https://www.yna.co.kr/view/AKR20210825072500002

[2] https://www.mois.go.kr/frt/bbs/type010/commonSelectBoardArticle.do?bbsId=BBSMSTR_000000000008&nttId=80756

[3] https://en.wikipedia.org/wiki/Hijab

[4] https://en.wikipedia.org/wiki/Burqa

2021년 8월 16일 월요일

샌딩 미싱

 

샌딩 미싱

 

샌딩(sanding)은 사포(沙布 혹은 砂布, sand paper)로 표면을 매끈하게 하는 작업을 말한다. 미싱은 봉제기계(sawing machine)를 말한다. 샌딩은 실제 영어권에서 쓰는 표현이다. 미싱은 영어 machine의 일본식 표기이다. 일단 이 글의 제목은 sanding machine의 의미는 아니다.

일당 미싱에 대해 말한다. 봉제기계 즉 sawing machine은 당연히 봉제(sawing)”를 하는 기계(machine)이기에 굳이 줄이고자 하면 두 단어 중 그 중 그 본질인 봉제를 쓰는 것이 합리적이다. 예를 들자면, 기계는 수 없이 많지만, “봉제용 기계는 한가지이기 때문이다. 한편으로는 당시 일반인용 기계라고는 봉제기계가 대표적이기에 그냥 기계라고 했을 수도 있다. 그에 더해 일본어에서는 이런 식으로 본질적인 부분을 삭제하고 비본질적인 부분을 남기는 줄임 표현이 많이 있다. 대표적인 예가 도모이다. 흔히 일본어는 도모도조만 알면 접대용 일본어는 된다고 한다. 일본어로 대단히(どうも) 감사합니다(ありがとうございます)에서 대단히만 남은 것이다. 일본어에는 이런 경우가 수 없이 많다.

샌딩은 sand paper에서 sand가 남고, 그의 동명사형을 쓰는 것이다. Sand paper에서 sand가 본질적인 것은 분명하다. 영어의 경우에는 두문자(acronym)를 많이 쓰기 때문에 샌딩 같은 예는 별로 없다. Sand paper는 일본어로는 뻬-(ペーパー, paper, 종이)라고 한다. 영어와 정반대이고, 위에 말한 미싱과 같은 식이다.

 

이 글의 결론은 일본은 최소한 언어 습관에 있어서는 이렇게 본질 파악을 못 하거나, 관행을 지속한다는 것이다. 미싱은 언어의 특징으로 그냥 재미로 넘길 수도 있겠지만, 일본인의 특징을 보여주는 것도 분명하다. 일본인은 본질 파악을 잘 못 하거나, 별로 관심이 없다는 것이다. 억지 내지 확대해석이라 할 수 있고, 나도 인정한다. 그러나 언어뿐만 아니라 다른 많은 면에서도 이런 현상 즉 본질은 사라지고 형식만 남은 경우가 많다.

 

2021.8.17

최원영

2021년 8월 14일 토요일

혐일과 친일

혐일과 친일

 

현재 유튜브에는 이른바 국뽕채널이 많다. 국뽕은 한마디로 대한민[] 최고라는 히로[]이다. (일본을 폄하하면서 필로폰의 일본식 발음을 쓰는 것은 아이러니하다.)

 

어떤 국뽕 채널은 중국을, 어떤 채널은 일본을, 어떤 채널은 양국을 싸잡아 비난하는 뽕을 뿌린다. 어떤 채널은 집권 좌파 경향, 어떤 채널은 야권 우파 경향이 있다. , “대한민국 최고를 주장하는 점에서는 공통점이 있지만, 내용과 경향은 다양하다.

 

이들 국뽕채널에는 대한민국이 세계최고라는 주장은 별로 없고, 일본이나 중국과 비교해서 대한민국이 훨씬 낫다 혹은 대한민국 기준에서 볼 때 일본이나 중국은 별 것 아니라는 주장이 대부분으로, 한중일 3국을 비교한다. 중국과의 비교나 중국의 폄하는 이 글에서는 거론하지 않겠다. 일본을 대상으로 하는 경우에는 일본을 폄하하거나, 일본의 혐한을 받아치면서 혐일을 조장하는 채널도 있고, 거기서 더 나가 친일파처단을 주장하는 채널도 있다.

 

嫌日은 상대적으로 대한민국 전체의 관점으로 국내정치는 별로 상관없으나, 親日 처단을 주장하는 채널은 목적이든 결과이든 국내정치에 밀접하게 관련되며 영향을 주고 있다. 이에, 이 둘을 분명히 분간해서 그들의 주장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嫌日

개인적으로 일본은 인구감소, 제조업 쇠락, 신산업 부재 등 경제적인 요인과, 문화적 특성 때문에 이미 회복 불가한 수준으로 문제가 심각하다고 본다. 반면 대한민국은 많은 산업분야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급속히 확보하고 있거나 이미 확보하였고, 국내적으로 문화 포함 모든 인프라에 있어서 이미 세계 최고수준이기에 앞으로 발전이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본다. 중동 지역이 전략적으로 중요했던 것은 석유 때문이었다. 대한민국의 산업 및 제품은 글로벌 공급사슬에 있어서 중동의 석유 이상의 중요성을 갖고 있다고 본다. 따라서 대한민국의 정지는 전세계에 감당하기 어려운 고통을 줄 것이다. 다른 것도 많겠지만, 당장 반도체만 봐도 대한민국에서 생산이 중단된다면 전세계는 마비될 것이다. (그래서 미국도 미국 내 생산을 압박하고 있다.)

개인적인 결론은, 따라서, 그냥 시간 가는 대로 내버려두면 마치 영국과 아일랜드처럼 될 것이다. 아일랜드는 1921년 독립할 때까지 700년간 영국의 식민지였다. (북아일랜드 IRA의 무장투쟁은 2001년에야 끝났다.) 아일랜드는 경제적으로 영국을 압도하는 부국이 되어 복수는 아일랜드처럼이라는 표현까지 생겼다. (GDP/ 2019: 영국 $46,659, 아일랜드 $86,781: CIA The World Factbook) 아일랜드와 영국의 관계는 한일관계와 매우 흡사하다. 소설 [켈트인의 꿈](El sueño del celta, Mario Vargas Llosa )에 잘 나타나 있다. (한글판 없음. 영문판 [The Dream of the Celt] 혹은 Wikipedia 아티클[1], 한글로는 내가 쓴 독후감[2] 참고)

 

유튜브에 있는 많은 혐일채널은, 따라서, 일본의 열등감 배설에 불과한 혐한에 대한 유치한 대응이라는 생각이다. 그냥 가만히 있어도 몇 년 안에 한일의 전세는 완전히 역전될 것이다. 어떤 기준에서는 이미 역전되었다. 오히려 일본의 질서 있는 몰락 내지는 퇴장을 우려하고 심지어 도와줘야 할 상황이 될 수도 있다.

 

親日

이는 혐일과는 전혀 다른 문제이며, 우리에게는 더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친일파 척결을 주로 주장하는 유튜브 채널도 있으며, 일부 국뽕, 대부분의 혐일 채널도 이런 경향을 갖고 있다.

나는 이들 채널이 누구누구가 친일파이며 어떤어떤 친일 행위를 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다. 그들 주장을 확인하거나 검증할 필요도 느끼지 않는다. 그들의 주장이 설사 맞다 해도 여기서 내가 말하고자 하는 바와 무관하기 때문이다.

 

우선, 가장 큰 문제는 그러한 논의가 전혀 효용이 없다는 것이다. 지금 어떤 수를 쓰더라도 이완용이 한 행위를 물릴 수 없으며, 그 결과도 전혀 바꿀 수 없다. 무슨 SF 영화도 아니고, 그때 그 시점에 가서 이완용을 없앨 수는 없다. 심지어 그런 SF 영화에서조차 과거 일을 바꾼다고 이후 역사가 원하는 대로 바뀌는 것도 아니라는 것이 항상 등장하는 결말이다. 벌어진 일은 벌어진 것이고, 지금 와서 할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아무 결과도 없으므로, 아무런 목적도 없다. 목적 없는 논의는 다른 부정적인 영향이 전혀 없다 해도 시간낭비일 뿐이다. 지금 우리 사회에서 친일이 심각한 사회균열을 야기하고 있다. 백해무익한 공허한 말장난일 뿐이다. 상대방에 대한 인격살해나 정당성 부정이 진정한 목적이다.

 

두 번째로, 깨끗한 역사는 없다는 것이다. 혐일 채널은 친일 잔재가 만악의 근본이라고 한다. 군대, 경찰, 재벌 등 일제와 직간접적으로 관계 있는 모든 존재나 과정을 죄다 친일파라 낙인 찍고 죄악시한다. 그들의 논리를 그대로 적용하면, 오늘의 일본은 모두 친한파 이어야 한다. 백제에 의해 일본의 정치(왕조), 경제(문명), 문화, 한마디로 역사가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논의는 필연적으로 자기부정으로 끝날 수 밖에 없다. 어느 나라든 그 역사에는 영욕이 있다. 대한민국 역사에서 일제를 지우자고 하는 것과, 일본이 전범임을 부정하는 것은 똑 같은 역사세탁이다. 역사는 배울 것이지 고칠 것이 아니다.

 

세 번째로, 생존은 이념에 우선한다. 생존을 위한 행위를 이념의 잣대로 판정할 수는 없다. 오늘의 친일파 논쟁은 과거의 생존을 위한 행위까지 현재의 이념으로 판정하려 든다. 일제 당시 모든 한국인이 독립운동을 할 수는 없는 것이다. 오늘날에도 정권이 마음에 안 든다고 이민을 갈 수 있는 사람은 극소수이다. 한국전쟁 당시 수 많은 양민들이 낮에는 국군에, 밤에는 빨치산에 협조할 수 밖에 없었다.

 

마지막으로, 친일의 기준도 판관도 없다는 것이다. 이완용, 을사오적, 순사 포함 모든 공직자, 일제 기업의 근로자, 등등 어디까지가 어떤 이유로 친일파인가? 당사자는 그렇다 치고, 그들의 일가친척은 어디까지가 친일파인가? 친일파의 재산을 상속받으면 친일파가 되는 것인가? “친일재산을 공익단체에 기부하면 친일 상태가 바뀌는가? “친일재산은 감염성이 있는가, 즉 그 재산을 받은 공익단체는 친일이 되는가? 그 공익단체가 국가라면? 수도 끝도 없는 심각한 질문이 계속되며, 어떠한 답이든 구체적인 상황을 하나씩 더하면 그 논리가 무너질 수밖에 없다. 이들 질문은 실제 어떤 형태로든 나타났던 논쟁이며, 연좌제, 부당이득, 상속 등 모두 법적인 문제로, 법이 없으면 답을 내릴 수 없는 질문들이다. 친일을 처단하기 위해서는 법 제정이 필요하며, 법 제정을 못 한 국회는 친일이다. 그 국회를 선출한 국민 모두가 친일이다. 친일 처단에 법이 필요 없다 주장하면 이는 법치를 부정하는 야만이다.

 

일본의 몰락과 대한민국의 발전으로 혐한이든 혐일이든 넌센스가 될 것이다. 그런 상황이 오면 친일파 처단 주장도 무의미한 것이다. 일제 직전까지, 일제 당시, 얼마전까지, 그리고 지금부터, “친일의 의미가 다름을 지적하고자 한다. 나는 각각 파벌, 총독부, 반민족, 박애주의 등이 연결된다.

 

2021.8.15

최원영



[1] https://en.wikipedia.org/wiki/The_Dream_of_the_Celt

2021년 8월 12일 목요일

BTS와 J.Fla

 BTS J.Fla

 

저는 음악을 좋아합니다. 장르 불문하고 좋아합니다. 클래식, 팝 등 모든 서양 현대음악, , 온 세계 각 지역의 전승음악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좋아합니다.

학생 때는 주변에 저보다 음악을 훨씬 많이 아는 친구들 덕분으로 새로운 음악에 많이 접했습니다. 저는 음악을 좋아하지만, 가수나 곡명 등 음악의 정보를 찾기도 어렵고, 이를 기억하기도 어려워서 적극적으로 찾아 듣지는 못 했고, 좋아하는 일부의 음악만 자주 들었습니다. 유튜브가 음악 듣기용으로는 좋아서 자주 들었지만, 적극적으로 찾지 않으면 새로운 음악을 찾는 것이 쉽지는 않습니다. 요새는 기술발전으로 음악을 찾는 것도 쉬운 것 같습니다만, 그런 기술을 사용해 본 적은 없습니다. 결과적으로 수동적이고, 과거지향적인 음악감상을 합니다. 온 국민, 아니 전 세계가 다 열광하고 한참 지나서야 [범 내려온다]를 듣게 되었고, 아주 오랜만에 듣는 새로운 음악이었습니다. 씽씽과 이날치를 보면서, 싸이-BTS로 만들어진 (1세대) K-pop이 많은 성공공식을 떠나 컨텐츠 자체로 K-pop뿌리깊은 나무이며 제2, 3 K-music이 나타날 것이며 아주 오래 동안 전세계에 크고도 지속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믿습니다.

BTS 경우에도 처음 듣게 된 것이 잘해야 한 3달 된 것 같습니다. J.Fla 경우엔 불과 이틀 전에 처음 들었습니다. BTS야 굳이 찾아볼 필요가 없었지만, J.Fla 경우엔 심지어 한국인인지도 몰라 찾아보니 Wiki[1]에 아티클이 있었습니다. 유튜브 구독자가 1700백만이 넘는다니 전세계가 다 아는데 저만 모르고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제 최애 여가수가 김추자-한영애-박정현 이후 J.Fla가 되었습니다. 너무나 대단한 가수라 그의 재능과 실력을 말할 필요는 없습니다. 저는 다른 관점에서 제가 느낀 점을 한 줄 쓰고 싶습니다.

 

J.Fla가 부른 BTS [봄날]이 아마 가장 상징적인 의미가 있을 것 같습니다. K-pop의 성공공식은 전문화된 기획사, 오랜 시간 고강도 훈련을 통한 완성도 높은 공연, SNS를 통한 팬덤 전략 등 여러 요소가 있습니다. 싸이나 BTS 경우 초기에는 상대적으로 작은 기획사의 제품이지만, 그 성공공식은 같다는 생각입니다. 반면 J.Fla는 전혀 다른 길을 선택했고, 이 점에 저는 주목하고 있습니다.

 

J.Fla는 유튜브란 인터넷 매체를 통해 기존 컨텐츠 유통망을 건너뛰고 소비자와 직거래를 했습니다. J.Fla는 초기에는 혼자, 현재에도 최소한의 스탶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대형 기획사의 제품은 작곡, 작사, 편곡, 연주, 안무, 제작, 마케팅 등 모든 과정이 필요하며 그러기에 대형 기획사가 필요합니다. 일부 기획사는 가수에게 싱송라(singer-songwriter)”를 강조하지만, 이는 가수의 능력강화에 초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실제 대형 기획사의 제품에 있어서는 고도로 전문화된 시스템에서 영역별 최고의 전문가들에 의해 만들어지고 있다는 생각입니다. J.Fla 경우, 작곡이나 악기 연주능력의 여부를 떠나, “가창력에 집중합니다. 혼자서 작곡, 편곡 등을 가창력에 부합한 수준으로 만들기 어렵다면, “가창력에 집중할 수 밖에 없고, 다른 가수의 노래를 부르는 것은 불가피합니다 (“커버”, “cover”라고 하더군요). J.Fla가창력에 적합한 탁월한 전략을 선택했고, 매우 효과적으로 그 전략을 실행하고 있다는 생각입니다. “가창력에 더해 영어나 스페인어 발음도 (최소한 제가 듣기에는) 완벽합니다. 이 또한 인터넷 매체의 글로벌특성과 또한 그것이 요구하는 조건을 완벽히 이해한 전략입니다.

 

클래식에서는 가수(성악가)는 자기 노래가 없습니다. 파바로티나 조수미는 자기노래가 없습니다. 루이 암스트롱, 엘라 피저렐드, 엘비스 등 당대 최고의 가수들도 다른 가수들의 노래를 많이 불렀습니다. 임재범, 박정현도 그렇습니다. 그러니 커버가 새로운 현상은 결코 아닙니다. BTS도 다른 가수의 노래를 부를 수 있고, 이미 그랬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보았을 때, BTS는 자신들의 것을 연주하고, J.Fla는 남의 것을 연주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차이라 생각합니다.

 

J.Fla 2011-8-11 첫 유튜브 게시물에서 노래와 기타를 같이 연주하다 보니 좀 조잡한 면이 있습니다. 초기에는 완성도가 좀 떨어지는 것들이 있습니다. 1-2년 뒤의 게시물은 뭔가 답을 찾은 듯, 반주용 녹음도 좋아졌고 (심지어 별도 제작한 듯), 화면 구성도 좋아졌고 거의 브랜드 수준으로 고정되었습니다. 최근에는 춤도 보여주려는 것 같습니다. J.Fla의 재능의 끝이 어딘지 모르겠으나, 이런 시도와 변화를 저는 발전으로 봅니다. 어느 시점에서는 가내수공업 솔로 제품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J.Fla가 가수와 전략가 겸비를 유지하는 한 저는 그가 계속 성공할 것으로 믿고, 응원하겠습니다.

 

2021.8.13

최원영



[1] https://en.wikipedia.org/wiki/J.Fla

2021년 7월 28일 수요일

훈민정음 코인

 훈민정음 코인

 

우선 신문기사 하나를 링크한다: “훈민정음이 1억원”… NFT 시장 매물로[1], 부제는 국보가 나온 건 처음[.] 자금난 간송미술관, 1억씩 100개 한정판”. 참고로 NFT Non-Fungible Token의 약어로 기사에서는 대체불가토큰이라 칭하였다.

 

얼마 전 코인[2]에 관해 한 줄 쓰면서 NFT도 예기도 할까 하다 말았는데, 마침 이 기사가 나와서 쓴다. 토큰이나 코인이나 같은 블록체인 기술에 기반하며 본질도 비슷하다.

 

디지털에 대한 기본적인 설명은 너무 장황해서 미주로 처리했다.[i] 디지털 콘텐츠의 특징은 원본과 복사본이 완전히 동일하다는 것이다. 디지털은 양자화(quantization) 및 코딩을 통해서 기본적으로 숫자나 문자로 표시된 것이기 때문에 옮겨 쓴다고 내용이 변하지 않듯, 복사한다고 달라지지 않는다. 원본과 복사본이 동일하기에 원본은 존재하지 않거나 의미가 없다. 굳이 비유를 하자면, 원본 돈키호테나 전자책이나 내용은 같다. 다른 점은 오직 종이와 활자체로 이는 이미 아날로그의 영역이다.

 

코인, 토큰, NFT 등 블록체인은 이런 디지털 콘텐츠(결국 파일)에 굳이 한 꺼풀 덧씌워서 이른바 원본을 인위적으로 만든 것이다. 전자화폐는 복사가 불가해야 하므로 그나마 타당성이 있다. 전자화폐를 발행하는 주체가 발권 권한이 있어야 하며, 발권된 전자화폐는 원본이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위폐이다. 이전에 코인에 대해 쓰면서 자세히 설명하였지만, 작금의 코인 광풍의 코인은 발권주체가 미상이거나 발권 권한이 없다. 따라서, 정의에 의해 모두 위폐이다. 블록 체인 기술은 원본을 증명할 (수 있을) 뿐 그 외에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다. 잘해야 진짜 위폐일 뿐 화폐는 아니다.

 

블록체인이란?

블록체인이 뭔가 대단한 기술이라 생각(사실은 짐작)하는 일반인을 위해 블록체인에 대해 간단히 설명한다.[3] 블록체인은 어떤 파일(콘텐츠)에 그 거래내역과 시점(time-stamping)블록으로 덧댄 것이다. 블록은 암호화되며 이전 블록에 계속 추가(“체인”)된다. 아주 간단하게는 이것이 블록체인이다.

 

코인 등의 경우 블록체인은 이른바 채굴(mining)”이라 하는 과정을 갖는데, 이것은 블록체인의 본질은 아니다. 채굴은 거래내역을 확인하고 장부에 기입하는 과정일 뿐이다. 아직 전자화폐를 도입한 나라가 없기 때문에 (엘살바도르 경우[4]는 기존 코인을 국가에서 인정한 것이지 국가의 전자화폐는 아니다) 대응하는 단어는 없지만, 국가에서 전자화폐를 도입한다면 채굴보다는 보장”, “확인등의 단어가 들어간 용어를 사용할 것이다. 채굴이라는 해괴한 이름은 아마도 골드 러시에서 차용한 듯하다. 중앙은행 같은 신뢰할 수 있는 중앙보장이 있다면 (이하 중앙은행”, “중앙보장) 한 개의 서버에서 거래를 보장하고 장부를 유지할 수 있으며, 이 경우 채굴은 필요 없다. “중앙보장이 없기 때문에 코인은 다수의 분산된 서버가 필요하며, 서버가 분산된 관계로 거래의 진실성을 보장하기 위한 수단으로 노동증명(Proof-of-Work)”이나 판돈증명(Proof-of-Stake)” 방식을 사용하며 이 노동증명채굴이다. 이 부분은 너무 기술적인 문제라 넘어가지만, 하여간 중앙보장이 없기 때문에 채굴이라는 과정이 생긴 것이다. 이 채굴이라는 노동증명이 의도적으로 (전혀 쓸데 없는) 중노동인 관계로 막대한 연산이 필요하고, 그 결과로 막대한 전력소모, 냉각을 위한 환경문제, 반도체 부족으로 인한 자동차 산업 피해까지 많은 문제를 야기하였다.

 

블록체인의 유용성 (있다면)

블록체인의 본질은 이력관리이다. 블록체인의 실제 내용 자체가 거래내역과 그 시점이다.

최근 농축산물에 블록체인을 적용하고 있다. 종자부터 유통까지 모든 이력을 기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어떤 실물 농축산물과 그 정보인 블록체인을 일치시키는 것은 전혀 별개의 문제이다. 가령 어떤 고기 한 팩을 살 때 실물 고기와 포장에 붙어 있는 블록체인의 바/QR 코드가 동일한 것인지는 알 수 없다. 따라서 소비자 입장에서는 큰 의미가 없으나, 생산자 입장에서는 품질관리 등을 위한 추적이 가능하기에 유용할 수 있다. 이는 블록체인이 아니라 이력관리의 본질이다. 블록체인은 이력관리에 유용한 한가지 방법일 뿐이다. 종이 이력카드나 블록체인이나 본질적인 효과는 같다.

 

코인은 현금?

(여기서 전자화폐는 국가 내지 발권은행에서 발행한 것이고, “코인은 그렇지 않은 현재 존재하는 모든 블록체인 기술에 기반한 가상화폐를 의미한다.)

코인은 은행을 매개로 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현금의 대용물로 여겨진다. 이는 중앙보증부재의 효과이지 블록체인의 특성이 아니다. 현재 코인이 불법활동의 결재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는 이유는 중앙보증의 부재 때문이지 블록체인과는 아무 관계 없다. 블록체인은 모든 거래기록을 자체에 다 갖고 있다. 현실에 가장 가까운 비유를 들자면, 코인은 무한재활용수표라 할 수 있다. 전달된 모든 사람의 배서가 무한 연결된 자기앞수표라 할 수 있다. 유일한 차이는 배서가 익명이라는 점이다.

현금의 특징은 익명성과 재활용이다. 블록체인은 이와는 거리가 멀다. 심지어 정반대라 할 수 있다. 앞서 언급했지만, 블록체인의 본질은 이력관리이다. 현금은 이력관리없음이 그 본질이다. 나는 이전에 10만원권 수표를 없애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5] 현실적으로 현금과 마찬가지인 10만원권 (자기앞)수표는 마이크로필름 촬영 및 보관 등 처리비용이 막대하며, 현금과 달리 일회용이다. 지폐나 동전이나 재활용이 기본 목적이며, 따라서 내구성이 중요한 특성이다. 대한민국 조폐공사가 화폐 특히 동전 수출에 독보적인 것은 우월한 내구성이 중요한 이유이다.

전자화폐가 현금을 대체하는 목적이라면 블록체인은 적합한 기술이 아니다. 거래내역이 다 기록되며, 내구성이 있을수록 (즉 재활용이 많을수록) 처리비용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앞서 무한재활용수표의 비유를 들자면, 수표 용지가 점점 더 길어지게 된다. 처리비용을 고려한다면 중앙보증이 존재하는 전자화폐의 경우에도 블록체인은 그리 좋은 선택이 아니며, 코인의 경우에는 블록체인과 분산 서버의 필요성 때문에 아마도 가장 비효율적인 화폐일 것이다. 전자화폐의 가장 기본적인 특성은 이력관리가 아니라 위조 방지일 것이다. 진품확인(authentication)은 블록체인 외에도 많은 방법이 있다. 발권은행이 전자화폐를 발행한다면 현금의 대용품을 지향할 것이며, 따라서 이력관리가 본질인 블록체인을 활용할 일은 없다고 본다.

 

모든 돈은 가짜가 있다.

돈이든 다른 물건이든 가짜를 만드는 비용이 가짜를 팔아 버는 수익보다 적은 경우 가짜는 발생한다. (특히 처벌이 약할 경우. 코인은 정의상 혹은 실질적으로 위폐이지만, 처벌은 없다.) 위폐는 동서고금 공히 있다. 대한민국에서 위폐는 뉴스 감이지만, 대부분의 나라에서 위폐는 일상적인 것이다. 컬러 복사 같은 조잡한 것부터 시작해서 북한처럼 국가 조직 차원에서 만들어진 것까지 정교함의 차이는 있지만 위폐는 항상 존재한다.

전자화폐의 경우에는 모든 면에서 더 심각하다. 원칙적으로 어떠한 보안시스템도 완벽하지 않다. 어떠한 시스템도 해킹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현재까지는 해킹으로 코인을 탈취한 경우는 많이 보도되었으나, 코인 자체를 무력화 내지 무효화시키는 해킹은 들어본 바 없다. 그렇다고 그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현재 존재하는 코인의 10억배로 수량을 늘리거나, 코인의 수량 단위를 10억배로 늘리거나, 등등 방식으로 코인 자체를 무효화시킬 수 있다. 다만, 그러한 해킹은 해커에게 실익이 없기 때문에 발생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실물 화폐의 경우에는 수퍼노트의 경우처럼 거의 완벽한 위폐를 만들 수 있다고 해도, 이를 유통시키는 것은 매우 어렵다. 반면 전자화폐나 코인의 경우, 비유를 하자면, “수퍼노트가 아니라 아예 달러를 통째로 없애버릴 수도 있다. 코인의 경우 이런 위험을 분산 서버를 통해 방지하고 있지만, 다시 말하지만, 어떠한 디지털 시스템도 해킹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중앙보증이 존재하는 전자화폐의 경우, 바로 이러한 해킹 피해에 대한 우려가 도입의 중요한 장애물 중 하나이다. 코인과 같이 분산 서버로 해결할 수도 없고, “중앙보증이 존재할 경우 중앙 서버에 대한 해킹 방지도 보장할 수 없다. “수퍼노트로 인한 아날로그 화폐의 피해는 통제가 가능하지만, 해킹에 의한 디지털 화폐의 피해는 통제가 불가하다.

 

훈민정음 NFT

다시 본론인 훈민정음 NFT로 돌아간다.

NFT코인 광풍: 시즌2”가 될 가능성이 높다. 기사에 의하면 훈민정음 NFT는 개당 1억원, 100개가 만들어진다. 이전에도 이런저런 NFT가 경매에서 몇 억 원에 팔린 기사를 본 적 있다. 가장 근본적인 의문은 과연 누가 이런 스캔 이미지 파일을 그런 돈을 주고 살 것인가 하는 것이다. NFT 건마다 다 경우가 다르기 때문에 내막은 알 수 없으나, 대부분은 이른바 노이즈 마케팅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게 아니라면 코인 광풍: 시즌2”가 이미 시작되었다는 것 말고는 달리 이해할 수도, 설명할 수도 없다.

이번 훈민정음뿐만 아니라 모든 NFT에 있어서 소유자와 발행자가 궁금하다. 훈민정음 NFT 경우, 소유자는 간송미술문화재단”, 발행자는 퍼블리시라고 기사에 나와있다. 앞서 코인 및 블록체인을 설명하면서 언급하였지만, (분산 방식이든, 중앙 방식이든) 거래를 보증하는 서버의 존재가 필수적인데, 이 부분은 알 수 없다. 본질적으로 매우 소규모인 NFT의 경우 발행자가 거래 보증서버를 어떻게 운영할지 알 수 없다. 모든 NFT, 모든 코인은 보증서버 (코인의 경우 마이닝 서버) 없이는 존재할 수 없다.

퍼블리시라는 발행자가 보증 서버를 어떻게, 언제까지 운영할 수 있을지 알 수 없다. 비유를 하자면, 다이아몬드라고 어떤 돌(stone, 보통 보석을 이리 부름)을 샀는데, 그 유일한 근거는 퍼블리시라는 유일한 감정인의 보증서(NFT)인데, 그 보증서는 어떤 창고(서버)에 유료로 보관되어 있는 것이다. 코인의 경우에는 창고 보관료로는 너무 많은 것 같아 완전 쓸데 없는 노동(mining)을 덤으로 시키면서 그 돌을 채굴이라는 이름으로 주는 것이다.

 

나는 간송미술관을 소중히 생각하고, 간송미술문화재단의 애로를 이해하고, 국보의 소유나 관리에 대한 법제도 및 정부정책에 대해 불만도 있다. 다만, NFT 판매 말고는 방법이 없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갖는다.

 

무정부 시스템, 무법천지

나의 친구 위키라는 표현이 있다. 개인적으로 (이 글에서도 참고/인용) 위키피디아(Wikipedia)[6]는 매우 중요한 지식 출처이다. 그에 더해, 내가 알기로는 유일하게 성공한 무정부 시스템이다. 수백만 (현재 영어판 기준 633) 개의 주제가 어떠한 중앙적인 관리권한 없이 오직 동료감시(peer review) 만으로 컨텐츠를 만든다. (사실, 이른바 학계 내지 전문가는 동료감시가 가장 중요하고, 실질적으로 유일한 자기통제 방식으로 위키와 같다. 그런 의미에서 인류 문화사는 총체적으로 무정부 시스템이라 할 수 있다.)

코인의 경우도 분산 서버를 통해 코인 거래의 유효성을 보장하며, 중앙은행 같은 역할을 하는 어떤 주체도 없다. 그런 의미에서는 위키처럼 무정부 시스템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실제 돈이 오가는 상황에서는 그리 좋게 봐주기 어렵다. 어떤 코인은 심지어 원작자가 장난으로 만들었다라고 언론에 말하기도 했다. 앞서 언급했듯, 코인은 막대한 자원을 의도적으로”, “전혀 쓸모 없는연산을 시키는 채굴과정이 있기에 환경적인 문제까지 만들었고, 궁극적으로는 코인 광풍이라는 경제적, 사회적 문제도 만들었다. 코인의 문제는 진행형으로 전체적인 사회경제적 피해는 상상을 초월할 것이다.

심지어 명백한 위폐로서 동서고금을 통해 극형에 처했던 행위가 아무런 통제 없이 벌어지고 있고, 다단계 양태까지 보이고 있다. 코인은 기술로 포장된 사기이며, 다단계는 사기의 사기이다. 이는 무정부 시스템을 참칭한 무법천지이다.

 

저작권

디지털의 장점 중 하나는 원본과 복사본은 완전히 동일하다는 것이다. 단점도 똑같다. 그래서 만들기는 어렵고, 복제는 쉽다 (expensive to produce, cheap to reproduce) 라는 표현이 있다. 아날로그는 미디어의 특성과 장비의 성능에 따라 복제본의 품질이 원본대비 상당한 차이가 있다. 디지털의 이런 특성이 저작권에 있어서는 매우 어려운 문제를 제기한다. 원본과 복사본이 본질적으로 동일하기 때문에 굳이 원본을 찾을 이유가 없고, 바로 그런 점이 불법적인 복사를 부추기는 것이다.

저작권을 보호하는 방법은 블록체인 말고도 많다. 가장 흔하게는 많은 소프트웨어에서 사용하는 인증 방식이 있고, 일정 기간마다 재승인을 받지 않으면 사용이 불가하게 하거나, 아예 사용할 경우 저작권자의 서버에 어떤 형식으로든 접근을 해야만 하는 방법 등 무수히 많다. 블록체인은 거래의 이력관리가 핵심이지 저작권과는 직접적 혹은 기술적 관련이 없다.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는 NFT 역시 저작권과는 무관하다.

훈민정음 NFT로 돌아오면, 간송미술문화재단이 소유한 훈민정음 해례본 실물”(기사 인용)실물의 가치이지 훈민정음의 가치가 아니다. 지식 컨텐츠의 특징은 그 자체 속성이 미디어와 무관하다는 의미에서 디지털의 특성이 있고, 따라서 지적재산권 행사가 매우 어렵다는 것이다. 누구도 아라비아(실제 인도) 숫자에 로열티를 지급하지 않으며, 누구도 화약에, 누구도 피타고라스 정리에, 누구도 e=mc²에 로열티를 내지 않는다. 지적재산권은 인류의 창의성을 고취하기 위한 것이다. 지적재산권 보호는 너무 약해도, 너무 강해도 발명에 대한 동기부여가 안 된다. 너무 약하면 자기만족에 그치게 되고, 너무 강하면 기득권을 이기기 어렵기 때문이다. 마우스나 터치스크린 등 오늘날 모두가 매일 쓰는 장치 거의 대부분은 지적재산권이 소멸한 이후 내지 직후 상용화되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간송미술문화재단에는 안타깝지만, 이번 훈민정음 NFT (사실 모든 NFT) 목표한 현금 확보의 성공 여부를 떠나 오명을 쓸 것 같다.

 

결론

개인적으로 블록체인은 별 거 아닌 기술이며, 이에 기반한 모든 것들은 사기성이 농후하다고 생각한다. 코인의 경우에는 막대한 자원 낭비에 더하여 사회적, 경제적 문제가 심각하다. NFT 역시 동일한 투기적 심리에 근거하며, 본질이 널리 알려지고, 응용분야별로 적절한 규제가 없다면 코인 광풍 시즌2”가 될 수도 있다.

 

2021.7.28

최원영



[1] https://www.chosun.com/culture-life/culture_general/2021/07/22/Q3YMWLDLZJDEHCN7HEHVZWSN4I/

[2] https://cephalocide.blogspot.com/2021/06/blog-post.html

[3] https://en.wikipedia.org/wiki/Blockchain

[4] https://www.chosun.com/economy/int_economy/2021/06/06/E3GHMINYZBDLPD44JMNU5IHLLM/

[5] https://cephalocide.blogspot.com/2017/10/10-10.html

[6] https://www.wikipedia.org/



[i] 디지털의 기본적인 특성부터 간단히 알아본다. 디지털의 가장 근본적인 정의는 이산 자료(discrete data)이다. 간단히 말하면 정수라 할 수 있다. 반면 아날로그는 연속 자료(continuous data)이다. 실수라 할 수 있다. 가장 일반적인 경우로 디지털은 2진 자료(binary data, 0 1로만 이루어진 자료)를 사용하지만, 이는 안정성을 위해 값을 가장 확실히 구별을 하기 위한 것으로 2, 8, 10진 등 어떠한 체계이든 그 값이 연속적이 아니라 단속적이라면, 디지털 즉 이산 자료라는 면에서는 마찬가지이다. , 어떠한 인접 값이든 그 사이에 다른 값을 배제한다면 이산 자료이며 이는 디지털이다. 디지털은 2진 자료라고 봐도 현재로는 맞다. 어떤 경계값을 기준으로 그 이상이면 0, 이하면 1 (혹은 반대로) 간주한다. 이러한 경계값간주가 디지털의 핵심이다. 전자회로의 경우 경계 전압을 기준으로 그 위, 아래를 2진 자료화하며 이를 bit라 한다. CD의 경우 과거에는 실제로 구멍이 뚫려있었다. 레이저가 구멍을 통과하는 여부에 따라 2진값을 만든다. 자성체를 사용하는 하드디스크의 경우에는 자성의 극성에 따라 2진값을 만든다. “경계값 1개 이상 만들면 어떠한 진법의 값도 만들 수 있다. 예를 들어, 전자회로에서 9개의 경계값을 사용한다면 10진법을 만들 수 있다. 자장의 세기 경계값을 9개로 하거나, CD의 구멍 크기를 9가지로 한다면 10진법 저장장치를 만들 수 있다. 심지어 전자 개수를 정확히 셀 수 있다면, 100진법 메모리도 가능하다. 보통 디지털이라 하면 2진 자료를 의미하는데, 이는 신뢰성을 최대화하기 위해서이다. 물리학이나 전자기학을 떠나 논리적으로도 가장 신뢰성 높은 유의미한 신호는 2진법이다. 2진법과, 예를 들어 10진법의 경우, 일종의 호환성의 문제가 발생한다. 마치 도량형이 다르면 환산이 필요한 것과 같다. 환산이 몇자리 숫자로 딱 떨어지면 별 문제 없겠으나, 그렇지 않기 때문에 반올림 오차가 발생할 수 있다. (우주왕복선 컬럼비아호 폭발이 이런 도량형 환산 반올림 오차 때문이라는 설도 있다.) 2진수(bit)를 여러 개 묶어 더 많은 값을 표현하는데, 2진수를 보통은 8개 묶어 사용하며 이를 byte라 한다.

 

역사적으로 디지털은 컴퓨터 이전에도 존재하였고, 19세기말 사용된 전보(teletypewriter) 5bit를 사용하였다. (참고로 5진법으로 표현할 수 있는 조합은 32개인 관계로 대문자 알파벳과 몇 개의 특수문자, 그리고 몇 개의 제어문자가 있었다.) 이후 8bit를 사용하는 ASCII 코드가 컴퓨터에 보편적으로 사용되었으며, 컴퓨터가 과학계산용을 벗어나 정보처리 및 통신 수단으로도 사용되면서 한글과 같은 非라틴어 계열 언어에서도 사용하기 위하여 2개의 byte를 묶어 문자를 표현하게 되었으며, 현재는 더 많은 byte를 묶어 사용하는 Unicode(여러 가지 있음)를 사용한다.

 

수의 경우엔 32bit 혹은 그 두 배인 64bit로 정수와 실수를 표현한다. 64bit로 표현된 수는 아주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상업적, 공업적으로 사용에 문제가 없다. 그보다 훨씬 더 크거나 정밀한 수가 필요할 경우에는 별도의 전용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사진의 경우 화소당 3byte를 사용한다. 빛의 3원소인 RGB (적녹청) 1byte를 할당한다. 인간이 완전 색맹이라면 화소당 1byte로도 충분할 것이다. 인간이 볼 수 있는 가시광선 이외의 빛을 처리하기 위해서는 RGB 이외의 광선을 위한 할당이 필요하다. 동영상은 영화나 TV 등 미디어에 따라 초당 20-30장의 사진(frame)을 연속적으로 보여준다. 이는 인간 시각의 잔상효과의 시간을 고려한 것이다. 고양이 등 잔상효과 시간이 짧은 동물이라면 더 많은 프레임이 필요하다 (frame per second, pfs).

 

음악(소리, CD)의 경우 스테레오 2채널이며 각 채널당 16bit를 할당한다. 이는 인간의 귀가 인식할 수 있는 소리의 크기 차이 즉 볼륨이 16bit, 65,536 ‘단계면 충분하기 때문이고, 이에 더해 인간의 귀는 수학적으로 로그 함수에 준해서 볼륨을 인식하기 때문에 코딩도 그렇게 되어 있다. CD 44.1kHz의 샘플링을 하는데 (, 초당 44,100번의 16bit 신호), 이 역시 인간의 가청 주파수에 맞춘 것이다. 박쥐를 위한 CD를 만든다면 아마 훨씬 많은 코딩 용랑을 갖게 될 것이다.

 

아날로그 신호를 디지털 신호로 만드는 과정을 양자화(quantization)라 하는데, 인간에게 의미 있는 신호로 만드는 과정이라고 간단히 말할 수 있다.

2021년 6월 29일 화요일

양다리 시절과 진실의 순간

 양다리 시절과 진실의 순간

 

대한민국은 현재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양다리를 걸치고 있다 (“양다리정책): 한마디로 경제는 중국, 안보는 미국. 일본도 마찬가지이다. 트럼프[1] 대통령 기간 (2017/1/20 – 2021/1/20) 미국은 동맹, 인권, 민주주의 등 이른바 soft power의 여러 면에서 심각한 손상을 겪었다. 2020 11/12월호 Foreign Affairs에 실린 [The Underappreciated Power: Japan After Abe][2] 논문은 일본조차 중국에 대한 경제, 미국에 대한 안보 의존을 공히 줄이려 할 것이라 하고 있다 (“양다리 축소정책). 트럼프는 사라지겠지만, 트럼프 세력 내지 트럼프를 만든 미국의 여론은 실존하며, 앞으로도 존재할 것이라는 것이 미국과 일본 공히 인식하는 현실이다.

 

한국은 앞으로도 양다리를 걸칠 수 있을까? 미국은 중국을 새로운, 그러나 훨씬 강한 소련으로 본다. 바이든 정부는 동맹 회복과 인권 등 미국이 수호한 전통적인 가치를 회복하려고 하겠지만, 일본은 미국이 이미 변했으며, 더 이상 이전의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을 것으로 본다. 그 결과가 중국과 미국에 대한 의존을 줄이려는 것이다. 그나마 일본은 현실주의적이지만, 한국은 문재인 정부의 이념적 편향으로 인해 중국 경도 그리고 미국과의 괴리가 일본보다 훨씬 심하다. 한국이 많은 지표에서 일본을 추격하고 있지만, 현재나 가까운 미래에 한국이 일본을 추월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일본은 지정학적으로 한국보다 훨씬 안전하고 안정적이다. 현재까지 한국과 일본은 공히 양다리정책을 펴고 있다. 과연 한국은 일본처럼 양다리 축소정책을 선택할 수 있을 지가 이 글의 요지이다.

 

미국의 변화

일단, 위 논문 등 2020 Foreign Affairs[3] 여러 논문/기사에 의하면 바이든 정부는 트럼프 정부 당시 잃은 soft power 회복에 주력할 것이다: 동맹 복구, 전세계적인 법치, 인권 등 보편가치 추구 등. 아프가니스탄 문제 등 군사력(hard power)에 의존하는 정책은 축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2차대전 이후 미국의 동맹 정책은 매우 효과적이었다. 미국의 입장에서는 세계질서의 주도권을 명분과 실익 공히 얻을 수 있었다. 동맹의 입장에서도 비교적 적은 군사비로 안보를 유지할 수 있었다. 한마디로 동맹은 미국과 동맹국들 사이에 상당한 시너지 효과가 있었다. 이 논문의 결론대로 미국의 주도권이 약화되고, 일본이 양다리 축소정책을 추구할 경우 일본의 군사력 증강은 불가피하며, 북한이 핵을 보유하고 있기에 핵무장도 본격 논의될 것이다.

 

일본의 핵무장에 대한 미국의 정책은 현재까지는 절대 불가로 이해하지만, 향후의 상황은 예단하기 어렵다. 미국은 북한의 경우에서 보듯, 새로운 핵보유국을 결코 인정하지 않으려 하며, 핵군축을 꾸준히 추진해왔다. 일본의 핵무장은 한국이나 베트남, 심지어 대만까지도 핵무장 연쇄반응을 일으킬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미국은 현재와 같이 기본적으로 핵확산억제를 기본 정책으로 유지할 것이다.

 

반면, 미국은 수십 년 전부터 소형 전술핵 무기를 개발해 왔다. 이 잡지에서도 관련 논문을 본 적 있다. 미국은 이런 소형 전술핵무기를 이제는 벙커버스터 정도로 치부하고 있다. 적의 함대를 한번에 몰살하기 위해 전술핵무기가 사용될 수도 있다. (히로시마, 나가사키 이후) 3번째 핵폭탄이 실전에서 터지는 것은 개인적으로 시간문제라 본다. 핵무기 특히 전술핵무기의 다양화 및 고도화는 핵무기에 대한 심리적 장애를 제거하여 사용할 수 있는 무기가 되어가고 있으며, 일본의 핵무장은 전적으로 중국 및 러시아의 태도와 미국의 용인에 달려있다 본다. 중국이 북한의 핵무장을 용인한 것처럼 미국이 일본의 핵무장을 용인할 것이라고 주장한다면, 그 반론이 그리 쉽지는 않을 것이다.

 

한국의 경우 핵무장은 어렵다고 본다. 일본의 경우에는 나카소네 수상이 핵연료 재처리를 미국으로부터 용인 받아, 몇 년이면 다양한 핵무기를 보유할 수 있다. 한국의 경우 일단 핵연료 재처리를 용인 받기 어렵다고 본다. “양다리 축소정책을 추구한다 하더라도 한국이 미국의 용인 없이 핵연료 재처리를 시도하거나 그에 더해 핵무기를 개발할 경우, 미국과의 관계는 동맹이 아니라 적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본다. 반복하지만, 그렇다고 미국이 한국의 핵무장을 용인할 가능성도 거의 없다고 본다.

 

핵무장이 이 글의 초점은 아니기에 그에 대해서는 더 이상 거론하지 않겠지만, 핵무장이 주요 이슈로 떠오르는 순간 양다리정책도, “양다리 축소정책도 불가하다. 미국의 용인 없이 핵무장을 할 필요가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지만, 원인이든 결과든, 일단 그렇게 되는 순간 세계는 중국 대 미국의 신냉전체제가 되며, 한국은 중국 세력권에 자연스럽게 편입될 것이다. 그 외의 경우 한국이 미국의 용인 없이 핵무장을 하는 경우는 상상하기 어렵다. 이하에는 일본과 한국 공히 핵무장이 없다는 전제에서 말한다.

 

일본의 양다리 축소

앞서 말했듯, 일본의 경우 양다리 축소정책은 그 자체로도 미국의 동의를 받을 것이다: 미국은 아시아 지역의 군비 부담을 덜고, 일본은 이 정책의 목표인 중국과 미국에 대한 과도한 의존을 줄일 수 있다. 미국은 일본을 심지어 NATO보다 더 믿을 만한 동맹으로 보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미국은 심지어 일본의 핵무장도 용인할 것으로 본다.

 

결론적으로, 일본의 양다리 축소정책은 미국의 이해와 상치되지 않기 때문에 문제 없이 수행될 수 있을 것이다.

 

한국의 양다리 축소

일단, 한국 정부가 양다리 축소를 기본적이고 장기적인 정책으로 추구할 경우를 전제로 말한다. (그리 당연하지도 쉽지도 않다.)

 

일본은 한국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내수 기반이 탄탄하다. 내수 확대로도 경제적으로 양다리 축소를 버틸 여력이 있다. 반면 한국은 내수 기반이 약해서 양다리 축소정책이 상대적으로 어렵다. 미국의 정책은 중국뿐만 아니라 경제적 대외 의존을 줄이는 것이며,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일본의 양다리 축소정책은 중국에 대해서는 경제적 의존을 줄이는 것이며, 미국에 대해서는 안보 의존을 줄이는 것이다. 경제적으로는 미일 관계는 더 긴밀해 질 것이다. 한국의 경우에는 경제적으로는 중국과 미국 공히 의존도가 낮아질 수 밖에 없다. 이는 수출주도의 경제를 운영하고 있는 한국 입장에서는 전반적인 GDP 감소로 이어질 것이다. 반면 일본과 마찬가지로 안보에 있어서의 미국 의존을 축소하려는 것이 양다리 축소정책이다. 이는 미국의 입장변화의 결과이지 한국이나 일본의 선택이 아니다. 따라서, 한국과 일본 공히 군사비 증가는 필연적이다 (핵무장은 논외). 이는 수출 축소, 고령화화 함께 한국 경제에 상당한 부담을 줄 수 있다.

 

북한의 존재는 한국이 일본 같은 양다리 축소정책을 더욱 어렵게 만든다. 북한은 불안정한 체제로 돌발상황의 가능성이 상존한다. 북한은 체제 내부의 모순으로 소련의 경우처럼 스스로 붕괴할 수도 있고, 김정은의 돌연사나 김씨 왕조에 대한 쿠데타 등의 가능성은 항상 존재한다. 중국은 북한이 한국에 흡수통합 되어 미국의 동맹으로 남는 것을 결코 용인하지 않을 것이다. 북한의 어떠한 급변사태에도 중국은 어떠한 형태로든 개입할 것이다.

 

한국의 경우 양다리 축소정책은 아마도 일본과는 다른 식으로 전개될 것으로 본다. 한국은 문재인 정부의 자업자득이지만, 미국과의 동맹관계를 심각히 훼손하였다. 이를 어느 정도 회복하는 것은 가능할 지 몰라도 원상태로 돌리는 것은 어렵다고 본다. 미국의 정책이 변하기 때문에 동맹 회복을 위한 한국 정부의 노력만으로 되는 문제는 아니다.

 

결론적으로, 한국의 경우에는 일본과 같은 양다리 축소정책은 어려울 것 같다. 개인적으로 한국은 양다리 시절은 끝나가고 있으며, 경제와 안보 공히 중국이나 미국이냐 양자택일의 진실의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는 생각이다. 중국이 됐든 미국이 됐든, 경제와 안보 공히 어느 일방에 치우칠 수밖에 없으며, 그 여파도 미중 관계와 거의 정확히 맞물려 갈 것이다.

 

한일관계

대한민국 국민 대다수는 중국과 미국 중 하나만 선택하라고 하면 미국을 선택할 것이다. 나 또한 그렇다. 문재인 정부 역시 (이후 어떤 당파가 집권하더라도) 아무리 중국에 경도되어 있다고 해도, 둘 중 하나만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중국을 선택할 수는 없을 것이라 본다. 그런 전제, 즉 미국을 선택한다는 가정에서 한일관계를 다시 생각할 필요가 있다.

 

앞서 언급한대로, 미일 관계는 일본의 양다리 축소정책이 실행된다고 해도 공고할 것이다. 반면 한미 관계는 변수가 많고 위기가 있을 수도 있다. 미국은 한국과 일본 중 택일해야 하는 상황이 되면 분명 일본을 선택할 것이다. 결국, 한일관계가 악화되면 미국은 일본 편을 들 수 밖에 없고, 한일관계 악화는 한미관계 악화로 귀착될 가능성 많다.

 

한일관계는 좋았던 적도 없고, 앞으로도 좋을 것 같지 않지만, 문재인 정부에서는 최악의 상황이다. 토착왜구, 죽창 등 정부나 정치인이 입에 담을 수 없는 과격한 표현이 난무하고 있고, 최근 법원의 판결로 총체적인 난국이다. 강제징용이나 위안부 문제 등에 대한 일본의 태도는 분명 문제다. 한국은 한일관계 문제를 일방적인 가해자-피해자 문제로 인식하는 반면, 일본은 그렇지 않다. 일본의 역사인식 문제는 한일관계 개선에 있어서 큰 장애물이다. 일본의 태도는 특이한 일본문화의 결과이다. 문화는 쉽게 바뀔 수 없다.

 

개인적으로 한일관계는 해결은 불가능할 것으로 본다. 다만 상황의 관리가 중요하다. 한일관계 악화는 아베 정권과 깊은 관련이 있다. 아베는 일본 역사상 최장기 총리이다 (2006-2007, 2012-2020). 영향력의 면에서 보면 2006-2020, 14년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이 기간 한국의 대통령은 노무현 (2003-2008), 이명박 (2008-2013), 박근혜 (2013-2017), 문재인 (2017-현재) 이다. 한일관계는 박근혜, 문재인 정권에서 악화되었다. 박근혜 정권 기간에는 정권, 심지어 개인적인 차원이었다면, 문재인 정권에서는 거의 국가적인 차원에서, 거의 적대적인 관계가 되었다.

 

특히 법원의 판결이 문재인 정부에서는 큰 문제가 되었다. 이 점은 관련 기사[4]-[5]로 대체한다. 다만, 이 사단의 원인은 국제법상 다른 나라의 주권 행위에 대해 재판 관할권을 가질 수 없다는 것이 확립된 규범인데 이를 뒤집은 것이다. 소송 내용을 잘 모르겠고, 피고가 일본 정부인지, 기업인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국제법의 취지를 따르자면, 정부가 피해자(원고)에게 보상해서 소송을 종료시키고, 상대방 정부에 청구를 하는 것이 맞다. 그 결정은 행정부가 할 수 있는 것이지 법원이 그러라고 할 수는 없다. 법원 판결의 법리나 적절성을 떠나 이 문제가 법원에서 다루어지도록 하지 않는 것이 행정부의 책임이다. 관련 기사의 요지도 그러하다. 전쟁이라는 국가간의 고도의 그리고 극단적 정치행위를 법원이 판단할 수는 없다고 본다. 1차대전의 전후보상이 2차대전의 중요한 원인이 되었음을 참고해야 한다. 전쟁을 일으킨 책임은 분명 져야 하지만, 그 피해규모를 고려하면 어떤 나라도 경제적으로는 배상이 불가하다. 또한, 전쟁은 정권, 특히 최상부에 의해 벌어지지만, 배상은 전국민이 부담한다. 거기까지는 그렇다 치더라도, 전쟁에 책임이 없는 전후 세대가 그 책임과 부담을 지는 것이 합당하지도, 가능하지도 않다. 독일의 경우에서 보듯, 진정한 반성과 재발을 원천적으로 막는 것이 일단 벌어진 전쟁에 있어서는 유일한 대응이다. 일본은 한일청구권협정으로 전쟁책임 배상을 다 했다는 생각이다. 정권 차원에서는 몰라도 여론은 그렇다. 그 협정의 자세한 내용은 모르고, 이번 법원의 판결이 그 협정의 내용에 포함되어 있는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일본은 같은 사안에 대해 추가적인 요구를 한다고 생각한다. 일사부재리의 원칙에 어긋난다는 생각을 한다. 한국 입장에서도 돈 때문에 이런 소송을 한다는, 그리고 한국 정부는 뭐 하고 있냐는 비난을 굳이 받을 필요는 없다고 본다. 한국도 OECD 국가인데, 그 정도 돈은 정부가 우선 부담해서 피해자의 고통을 해소할 수 있다. 그 뒤의 문제는 정부 대 정부의 문제이다. 정신대 문제의 경우, 윤미향이 착복한 돈과 그 단체에 지원한 세금만 해도 애초에 정부가 나서서 해결했다면 심지어 금전적으로도 큰 차이가 없었을 것으로 본다.

 

결론

닉슨이 중국을 열기 이전부터 중국은 가난하지만 강대국이었다. 당시에도 핵보유국이었다. 시진핑 장기집권으로 중국은 덩샤오핑의 실용적 중국보다는 마오저뚱의 이념적 중국이 되어가고 있다. 미국은 소련 붕괴 이후 유일 강대국이었으나, 강하고 공격적인 중국의 등장, 미국의 내부적 문제, 트럼프의 온갖 바보짓 등으로 더 이상 유일 강대국의 지위를 유지할 수 없고, 그런 현실에 맞게 정책을 수정할 것이다.

 

한국과 일본은 공히 양다리정책을 갖고 있다. “양다리 시절이 끝나가면서 일본은 미국의 정책 변화에 대응하여 양다리 축소정책을 펼칠 것이다. 한국은 북한 변수, 경제 구조 등의 문제로 일본과 같은 양다리 축소정책을 추진하기에는 한계가 있고, 미국과 중국 중 양자택일을 강요 받는 진실의 순간을 맞을 것이다. 그 양자택일에서 미국을 선택할 수 밖에 없고, 그 경우 한일관계는 개선되어야 한다. 현재 한국 정부나 정치인에 의한 일본 적대시 정책이나, 행정부의 무작위로 인한 법원 판결 및 그 여파는 조속히 해소되어야 한다.

 

2021-6-29

최원영



[1] https://en.wikipedia.org/wiki/Donald_Trump

[2] Mireya Solís. The Underappreciated Power: Japan After Abe. Foreign Affairs, November/December 2020, pp. 123-132.

[3] https://en.wikipedia.org/wiki/Council_on_Foreign_Relations#Foreign_Affairs

[4] https://www.chosun.com/opinion/column/2021/06/09/4LNGCIR2XFEAREZRJSLH7OCJMY/

[5] https://news.joins.com/article/240408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