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중 사국지 그리고 북한
미중관계는 심각한 상태로 접어들고 있다. 미중관계의 여파는 한국과
일본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북한 역시 중요한 변수이다. 개인적으로
예상하는 한국에 미칠 영향을 간단히 정리해보았다.
미국
미국은 셰일 오일/가스 개발로
2019년부터 석유를 수출하게 되었다. 70년만의 일이다.
중동의 중요성은 급격히 사라졌다. 지난 8월말
미국은 아프가니스탄에서 완전 철수하였다. 아프간 상황은 911 및
그 연장선에 있고, 중동과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지만, 석유
및 중동이 이전처럼 전략적 중요성이 있다면 철수가 이루어졌을지는 회의적이다.
길게 보면 미국의 셰일 혁명의 “나비 효과”로 중동의 중요성은 감소했으며, 아프가니스탄을 포함한 중동지역에서
미국은 벗어나고, 그 동안 방치했던 “중국문제”에 집중하는 양상이다. “중국문제”는 2012년 시진핑 집권 이후 분명해졌으나, 미국은 아프가니스탄, 북한, 국내정치 등의 문제로 여력이 없어 관찰만 했지 실제 행동을
취하지는 못 했다. 심지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 여러 심각한 국지적인 문제들에도 무기력했다. 반면 중국은 미국의 이런 상황을 이용하여 홍콩이나 남중국해 상황을 입맛대로 요리했다.
미국의 군사, 외교적 초점은 이제 중국으로 집중되고 있다. 심지어 러시아도 국내 경제적, 정치적 상황 때문에 중국편이 되기는
어렵다. 역사적으로도 중국과 러시아는 그리 신뢰하는 사이는 아니다. 즉, 미국과 중국은 1:1로 충돌하는 상황이다. 정확히 말하면, 한국, 일본, 호주, 영국 등 주요 동맹을 포함한 미연합국 대 중국의 싸움이라
봐도 된다.
북한 그리고 핵[1]
1994년 미국은 북한의 핵을 저지하기 위해서 영변 핵시설을 공습하는
계획을 세웠다. 당시는 북한이 무기급 핵물질을 확보하기 직전으로 북한은 핵무기가 없었다. 김영삼 대통령의 반대로 미국의 계획은 실행되지 않았다. 미국의 계획이
실행될 경우, 전면전이 될 수 있었고, 한국의 인명피해는
백만명으로 추정되었다. 현재는 북한이 다양한 핵탄두 및 투발수단을 갖고 있기에 미국도 핵시설 폭격이든
전면전이든 군사적 옵션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
북한은 절대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핵이 정권안보에 효과적이고
결정적임이 증명되었다. 또한, 북한은 궁극적으로는 자체적인
정통성 결여가 가장 큰 위협요인이다. 미국의 위협이 아니라 북한보다 자유롭고 번영한 한국의 존재 자체가
북한의 정통성을 부정한다.
미국도 한국도 북한을 군사적인 수단으로 붕괴시키려고 하지도 않고, 그럴
수도 없다. 미국과 한국 공히 북한 핵의 유일한 대책은 북한의 붕괴이다.
중국
최근 중국의 상황은 시진핑은 모택동2가 되어 가고, 대약진운동 시즌2와 문화혁명 시즌2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대약진운동 당시 2,000만명, 문화혁명 당시 2,500만명이 희생되었다).
1946년 조지 캐넌(George
F. Kennan[2])은
소련이 내재적 모순으로 붕괴할 것이며, “봉쇄정책”이 가장
효과적이라 하였다. 대략 그의 분석과 정책은 옳았다. 45년후인 1991년 소련 붕괴의 역사가 증명한다. 소련뿐만 아니라 중국이나
북한 등 모든 공산주의 내지 전체주의 국가는 동일한 이유로 비슷한 운명에 처할 것이다.
미국은 중국에 대해서 45년이 걸린 “봉쇄정책” 보다는 좀 더 빠른 결말을 원하는 것 같다. 또한 소련의 경우와 같은 체제 붕괴보다는 시진핑 제거 혹은 중국공산당 와해를 목표로 하는 것 같다. 중국은 홍콩, 대만, 신장, 티베트, 인도, 아프가니스탄, 남중국해 등 수 많은 심각한 위협을 갖고 있다. 내부적으로도 고령화, 빈부격차, 경제침체, 부채와
부실, 파벌간 알력 등 많은 문제가 있다.
최근 중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여러 상황은 심지어 미국의 개입이 없다고 해도 시진핑, 중국공산당, 심지어 체제의 붕괴가 생각보다 빨리 올 수도 있다는
생각이다.
일본
일본의 최전성기는 1991년이다. 이후
일본은 지속적으로 쇠락하고 있다. 잃어버린 10년(90년대)이 30년이 되었으며, 심지어 지금 이 순간도 별다른 대책 없이 진행형이다.
1985년 플라자합의로 엔-달러
환율은 250에서 100으로 떨어졌다. 이는 당시 미국이 엄청난 대일 무역적자를 해소하기 위해 엔화 절상을 요구한 결과이다. 이것이 일본 “버블”의
시작이며, 이후 일본은 내수를 중시하게 되었다. 현재의 일본의
경제상황을 고려하면 그 반대상황 즉 현재 110엔에서 200엔으로
절하되지 말라는 법도 없다. 물론 이러한 엔저는 일본 수출에 막대한 경쟁력을 줄 수 있다. 그렇지만 현재 일본의 무역수지는 균형상태이다. 원자재의 수입의존도가
높을 경우 원가 상승이 있기 때문에 가격경쟁력에 있어서 환율의 효과는 제한적이다. 플라자합의 당시처럼
엄청난 무역흑자가 있을 경우 엔고는 무역흑자는 줄이고 (미국은 대일 무역적자 완화) 물가하락으로 국민복지에는 도움이 되지만, 현재와 같이 무역수지가
균형상태일 경우, 엔저는 반대 효과가 제한적이다. 무역적자가
클 경우에만 엔저가 효과가 있으나, 이는 그 자체로 심각한 문제(사실
심각한 문제의 결과)이다.
산업 측면에서는 문제가 더 심각하다. 반도체, 자동차, 조선 등 대표적인 산업에 있어서 일본은 회복불능의 상태이다. 반도체의 경우 현재 일본에는 제조사가 아예 없다. 조선은 거의 내수에
의존하며, 대학에 조선공학과가 전혀 없다는 소식도 있다. 자동차만
아직은 건재하지만, 전기차 등 거대한 변화에 대한 대응은 부족한 상태로 그 미래가 회의적이다.
일본은 아직 GDP 세계 3위이다. 일본 경제에 대한 상세한 분석은 이 글과 상관이 없어 시도하지 않는다. 한가지
언급하고 싶은 것은, GDP 같은 경제통계에는 산수의 요술이 있다는 것이다. GDP는 환율의 요술이 있다. 실물경제에 별 변화가 없이도 환율만으로
GDP는 아래위로 수십% 움직일 수 있다. 산업혁명 직후와 현재의 임금을 비교하면 몇 십, 몇 백 배가 되지만, 그 상당부분은 근로시간 단축의 효과이다. 임금을 월급이 아니라 시급으로
계산하기 때문이다. 재화 가격의 하락도 상당부분 차지한다.
이 글과 관련하여서는, 미국 입장에서 일본은 경제적, 군사적으로 과거 한국 대비 압도적인 역량의 동맹은 더 이상 아니라는 것이다.
한국
거시경제 측면에서 한국은 양호한 편이다. 산업 측면에서는 더욱 전망이
좋다. 반도체, 자동차, 석유화학, 조선 등 주요 산업은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고 있으며 더 강화되고 있다. 산업
지표는 거시경제 지표가 되는 과정에는 집계 및 평균 효과가 있어 그리 잘 나타나지 않는다. 특히 품질은
전혀 나타나지 않는다. 예를 들면, 교통 등 인프라 투자는
단순히 투입된 금액만이 집계된다. 품질을 가장 쉽게 파악하는 방법은 시장점유율일 것이다. 그런 점에서 한국의 제품은 통계에 잡히지 않는 품질이 있으며, 이는
가격인상 여력과, 장기적인 경쟁력을 의미한다.
최근에는 한국의 방위산업이 눈부시게 발전하고 있다. 이는 산업 내지
거시경제적 효과뿐만 아니라 국방력의 척도로서도 중요하다. 과거 소총 수출에서 출발하여 현재는 자주포, 전투기, 잠수함 등 온갖 첨단 무기를 수출하고 있다. 특히 가성비에 있어서는 탁월하다. 누구도 바라지 않지만 한국이 핵무장을
하는 경우도 배제할 수 없다. 한국은 핵추진 잠수함과 핵추진 항공모함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의 미사일 개발을 보면 일단 핵무장을 할 경우 투발수단은 이미 준비된 상태가 될 것이다.
사국지
중국이 미국 대외정책의 핵심임은 분명하고 이론의 여지가 없다. 바이든
정부 들어 미국은 동맹을 강화하고, 동맹과 “함께” 중국을 봉쇄하려고 한다. 그런 점에서 미국에게 가장 중요한 동맹은
당연히 한국과 일본이다. 반면 한일관계는 악화일로이다. 스가
총리의 사퇴로 인한 현재 일본의 정치상황이 어떻게 정리될 지 모르겠으나, 일본은 당분간은 우경화 관성을
유지할 것으로 본다. 한국도 내년 대선이 있고, 그 결과에
따라 대외정책도 크게 변화할 수 있겠으나, 최소한 한일관계는 별로 개선될 것 같지 않다. 이점이 미국의 고민일 것이라 짐작한다. 대중 전선에서 가장 중요한
두 동맹인 한국과 일본이 거의 적대시하고 있는 상황은 미국으로는 난감할 것이다. 일본은 미국에게 순종적이긴
하지만, 한일 관계에는 많은 이슈가 있고 이는 일본의 자존심(현재는
열등감)으로 인해 미국의 한일관계 개선에 대한 요구를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으로 본다. 한국은 미국에 순종적이었던 적도 없었을 뿐만 아니라, 현/전 여러 정권에서 줄곧 친중 경향 내지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했기 때문에 대중 전선에서 한국을 전적으로 신뢰하기도
어렵고, 한국에 대한 압박도 쉽지 않을 것이다. 한일관계가
미국이 필요한 동맹간의 최소한 응집력을 가질 수 없다면, 극단적으로는 미국은 한일 중 택일을 해야 할
수도 있다. 이는 한일 어느 쪽이 되든 다른 편에 있어서는 심각한 결과가 될 것이다.
미중 관계가 현재와 같거나 더 악화될 경우, 중국이 북한을 신경 쓸
여유는 없을 것이다. 몇몇 정권처럼 한국이 북한을 지원하지 않으면 북한은 완전히 고립무원의 상태가 될
것이다.
한국은 현재와 같은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진실의
순간이 오면 한국은 미국과 중국 양자택일의 상황에 처할 것이며, 결국은 미국 편에 설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일본은 미국의 대중 전선에서 배제되지 않기 위해서 한일관계를 현상유지할 가능성이 가장 높다. 한국 역시 심한 압박은 무리라고 판단할 것이다. 미국 내지 국제법의
관점에서 한일 중 어느 쪽이든 불합리한 주장을 굽히지 않는다면 미국은 한일 중 양자택일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한일 둘 다면 좋겠으나, 둘 중 하나도 미국 입장에서는 대중 전선에서 충분하다고 판단할
수 있다.
북한은 미국의 입장에서는 일단은 후순위로 밀릴 것이라 본다. 대중
전선이 최우선인 상황에서 북한과 중국이 동맹이 되지 않는 한, 미국은 북한에 신경 쓸 필요 자체가 없을
것이다. 어차피 북한에 대한 군사적 행동도 불가하고, 북한의
미국이나 한국에 대한 선제 핵공격도 가능성이 거의 없다면 미국이 굳이 북한에 신경 쓸 이유는 없다고 본다.
결론
중국과 북한은 공히 공산주의체제의 내재적 모순과 비효율로 미국의 행동 없이도 자체 붕괴할 것이다.
대만이나 남중국해에서 중국이 심각한 도발을 할 경우, 미중 전쟁이
발발할 것이다.
단기적으로는 중국, 북한 공히 정권교체로 결과될 것이다.
한일관계는 미중관계가 정리될 때까지는 현상을 유지할 것이다.
2021.9.9
최원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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