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8월 26일 목요일

이민정책 한일 비교

이민정책 한일 비교

 

어제 아프가니스탄에서 한국 대사관과 대외협력 기구에서 일하던 현지인 378(390)이 한국에 도착했다. 이들은 난민이 아니라 특별기여자자격을 부여 받고, 곧 장기비자를 받아 한국에서 살 수 있게 된다고 한다.

당장의 문제는 이들이 안정을 찾고, 빠른 시일 내에 한국사회에 적응하는 것이겠다. 일부에서는 이들의 종교적 배경, 일부 위험인물의 존재 가능성 등을 우려한다. 이러한 당장의 문제는 아닐지라도, 궁극적인 문제이고, 이번 상황의 상징성이 있어, 이민 및 동화정책(immigration and naturalization, 정부에서는 사회통합이라 한다)에 대해 잠시 생각해 보며, 특히 한일의 상황을 비교해본다.

 

인구감소와 이민정책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2020 0.84명이었다[1]. 전세계에서 가장 낮다. 이로 인해 고령화는 급속히 진행되고 있고, 절대인구 감소도 머지 않았다. 논리적으로 이에 대한 대책은 단 두 가지이다: 로봇과 이민. 경제적인 측면만 고려한다면 로봇(즉 자본)이 어느 정도 대책이 될 수 있을 수 있으나, 현재의 기술수준을 고려하면 오늘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은 아니다. 여타 사회적 요소들을 고려하면, 유일한 대안은 이민이다.

이민 정책은 크게 스위스식과 미국식으로 볼 수 있다. 스위스는 노동력 수급이 목표이다. 실업률이 낮을 경우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고, 실업률이 높아지면 외국인을 추방한다. 스위스의 경우 외국인 노동자가 정식 취업비자 내지 영주권을 갖고 일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외국인 노동자는 자국민이 기피하는 허드레 일에 종사하며, 스위스 정부의 경제성장률, 실업률 등 정책목표에 따라 맘대로 처분할 수 있는 법적 지위이다. 그런 점에서는 유럽에서 많이 보는 계절적 이동도 이 범주로 봐야 한다미국식은 미국 자체가 이민자의 나라이다 보니, 이민은 원칙적으로 영주권, 추후로는 시민권 부여를 전제로 한다. (현실에 있어서는 물론 많은 예외나 변덕이 있지만, 큰 그림에서는 그렇다.) 미국식의 경우에는 따라서 동화정책이 매우 중요하다. 스위스식은 그렇지 않다. 동화정책은 캐나다가 가장 모범적이다. 전체 인구대비 총이민자 및 이민자를 출신국이나 문화권별로 할당을 하고, 동화정책도 가장 적극적이다.

 

동화정책

한국과 일본 공히 단일민족국가로서의 성격이 강하고, 국민들도 그렇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지난 두 차례의 세계대전은 민족주의적인 성격이 강하다. 냉전시대에는 이데올로기가 가장 중요했다. 냉전 이후 국지전이나 현재 중국의 행태를 보면 안타깝지만, 아직도 민족주의가 국내 혹은 국제정세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특정 민족의 우열을 주장하는 것은, 정의에 의해, 인종주의다. 인종주의의 비과학, 반이성, 사이비 성격은 이미 자명하다 믿고 여기서는 거론하지 않겠다.

단일민족국가라는 말도 비과학적이고 인종주의가 될 위험이 있다. 중국은 한족과 소수민족으로 구분하지만, 한족은 인종적 개념이 아니다. 단적인 예로, 중국에서 소수민족 출신이 아이의 출생신고를 할 때 한족과 소수민족 중 선택할 수 있다. 한국이나 일본도 여러 차례, 여러 가지의 교류로 인종적으로 단일민족일 수 없다.

한국이나 일본은 각자의 독자적이고 독특한 문화를 갖고 있다. 문화는 오랜 시간에 걸쳐 형성된 공유된 언어, 가치체계, 규범, 행동양식 및 관행을 말한다. 따라서 문화에는 인종적인 요소는 전혀 없다. 동화정책은 따라서 공동체로서 문화적 동질성을 유지하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의 이민 및 동화정책

2019.11.1일 기준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은 222만명, 총인구 대비 4.3%이다[2]. 뉴스에서 외국인에 대한 가정폭력 등 학대나 부당대우 경우를 심심치 않게 보지만, 그런 짓을 하는 나쁜 한국인은 분명히 있지만, 그런 문제가 집단적이고 조직적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한편, 외국인의 경우 히잡[3]이나 부르카[4] 착용을 강요하거나, 여성에 대한 교육이나 외출을 제한하는 등 출신지 문화를 강요하는 경우도 있지만, 이 역시 사회적인 문제가 될 수준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영국이나 독일에서 보는 외국인 구역의 형성이나, 외국인의 소요 등을 들어본 바 없다. 그리 아름다운 예는 아니지만, “화교가 힘 못쓰는 유일한 나라가 한국이라는 말이 있듯, 다른 요소를 다 떠나 동화정책은 효과적이라고 본다. 인종차별은 결단코 반대하지만, 동화정책은 반드시 필요하다. 문화도 고정된 것이 아니고, “오랜 시간에 걸쳐형성 및 변화되어야 하며, 외국인도 그에 역할을 분명 할 수 있지만, “공동체로서 문화적 동질성은 반드시 필요하다.

외국인이 한글을 배우는 과정에서 한국인이 흔히 쓰는 표현에 담긴 한국인의 정서만 이해해도 동화에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홍익인간이라는 한국의 건국이념은 전 세계 어디에도 없는 코스모폴리탄적인 이념이라 생각한다. , 한국의 문화적 저력과 국민성은 외국인의 자발적인 동화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물론 한국인 개개인의 선량함, 포용성, 정부 정책의 합리성 역시 매우 중요하다.

 

일본의 이민 및 동화정책

일본은 만세일계, 단일민족 등 황당한 궤변으로 일종차별적 민족주의를 주장한다. 일본에는 백인에 대한 동경과 여타 인종에 대한 멸시가 있다. 히틀러로부터는 명예 아리안”, 아파르트헤이트 당시 남아공화국으로부터는 명예 백인이라는 칭호를 받고, 이를 (감사히) 수용했다. 한국의 경우 남아공화국으로부터 같은 대우를 제시 받았으나 거절했다. 강자에게 약하고, 약자에게 강한 일본인의 특성이 잘 나타난 경우이다.

일본은 일본에 소수민족문제는 없다고 주장한다. 이는 뻔뻔한 거짓말로 재일교포와 아이누족은 숨길 수 없는 증거이다. 1923년 관동대지진 당시 조선인이 방화했다”, “조선인이 우물에 독을 넣었다등 유언비어로 광분한 일본인 자경대가 일본 경찰의 묵인 하에 3-6천명의 조선인을 학살했다. 2011년 동일본대지진 당시에도 우물의 독은 등장했다. 비록 학살은 없었고, 일부 과격 극우세력의 댓글 선동이라 하더라도, 일본인은 변하지 않았다. 2011년에 누가 우물의 물을 먹는다고 90년전의 날조와 선동을 재탕하는지 한심하다.

일본에는 한국인 외에도 외국인이 꽤 있을 것이다. 한국인은 일본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갖고 있다. 그런 한국인도 완벽한 일본어를 구사하고 외모로는 구별이 안 되도, 한국인임을 밝히면 대기업 취업은 거의 불가능하다. 외모도 다르고, 일본어도 어눌한 여타 외국인은 말 할 필요도 없다. 한마디로 일본에서는 차별이 심각하며, 집단적이고, 조직적이다. 이런 상황에서 동화는 불가하다. 외국인이 아무리 노력하고, 아무리 능력이 탁월해도 일본인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이제는 한국이 출산율에서는 일본보다 심각하지만, 고령화의 원조는 일본이다. 한국은 외국인을 포용한다. 그래서 이민과 동화정책에 의한 대책이 어느 정도는 효과가 있다. 반면, 일본은 지금처럼 배타적인 한, 고령화에 대해서는 아무런 대책이 있을 수 없다. 불행히도 일본의 배타성은 없어지지 않을 것이다.

 

아프간 특별기여자

이번에 입국한 아프간 특별기여자 분들이 안정과 평화를 찾고, 한국 사회에 적응하고 동화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한국은 전세계에서 가장 경쟁이 치열한 사회라 한국에 정착하는 것이 쉽지는 않을 것이다. 언어나 문화 등 다른 어려움도 매우 클 것이다. 정부의 정착 지원이 어느 정도, 어떤 내용, 언제까지 일지도 변수이다. 지금은 사지를 벗어난 것 만으로도 행운이라 생각하겠으나, 결국은 경제적으로 생존이 가능해야 정착할 수 있으며, 그것은 궁극적으로 그들의 노력, 능력, 책임이다.

사실 한국의 외국인중 무슬림에 대한 우려가 가장 크다. 몇몇 종파의 무슬림은 그들의 종교와 관행을 고수하여 한국 법으로는 용납하기 어려운 행태를 보이는 경우도 있다. 한국에 있는 한 한국법을 존중해야 한다. 프랑스에서 학교 내 히잡 착용을 금지해서 문제가 된 적 있다. 한국인이든 외국인이든 한국에서 가정폭력은 형사처벌을 받는다. 여자의 외출을 금지하면 감금죄에 해당한다. 여아의 의무교육 거부도 처벌받는다. 이런 것이 싫다면 한국을 떠나 다시 갈 나라를 찾아야 한다.

 

종교의 자유는 자유민주주의 원칙에 근거한 대한민국 헌법에 의해 보장된다. 그러나 한국에서 이슬람 율법인 샤리아는 종교의 자유에 해당하지 않는다. 이는 이미 이기 때문이다. 정치화된 무슬림을 이슬람이라 한다. 한국에서는 무슬림은 보호받으나, 이슬람은 그럴 수 없다. 샤리아를 따르겠다면 이미 이슬람이다. 아프간 특별기여자 분들은 이런 점을 분명히 인식할 필요가 있다. 한국은 어떠한 경우에도 자유민주주의 원칙을 조금도 양보할 수 없다.

한국인들의 포용도 필요하지만, 점점 다문화 사회가 되어가는 한국에서 법 정비도 필요하다. 예를 들면, 히잡은 한국인들이 수용할 수 있지만, 부르카는 어렵다고 본다. 이러한 세세한 부분까지 법으로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다.

 

2021.8.27

최원영



[1] https://www.yna.co.kr/view/AKR20210825072500002

[2] https://www.mois.go.kr/frt/bbs/type010/commonSelectBoardArticle.do?bbsId=BBSMSTR_000000000008&nttId=80756

[3] https://en.wikipedia.org/wiki/Hijab

[4] https://en.wikipedia.org/wiki/Burqa

2021년 8월 16일 월요일

샌딩 미싱

 

샌딩 미싱

 

샌딩(sanding)은 사포(沙布 혹은 砂布, sand paper)로 표면을 매끈하게 하는 작업을 말한다. 미싱은 봉제기계(sawing machine)를 말한다. 샌딩은 실제 영어권에서 쓰는 표현이다. 미싱은 영어 machine의 일본식 표기이다. 일단 이 글의 제목은 sanding machine의 의미는 아니다.

일당 미싱에 대해 말한다. 봉제기계 즉 sawing machine은 당연히 봉제(sawing)”를 하는 기계(machine)이기에 굳이 줄이고자 하면 두 단어 중 그 중 그 본질인 봉제를 쓰는 것이 합리적이다. 예를 들자면, 기계는 수 없이 많지만, “봉제용 기계는 한가지이기 때문이다. 한편으로는 당시 일반인용 기계라고는 봉제기계가 대표적이기에 그냥 기계라고 했을 수도 있다. 그에 더해 일본어에서는 이런 식으로 본질적인 부분을 삭제하고 비본질적인 부분을 남기는 줄임 표현이 많이 있다. 대표적인 예가 도모이다. 흔히 일본어는 도모도조만 알면 접대용 일본어는 된다고 한다. 일본어로 대단히(どうも) 감사합니다(ありがとうございます)에서 대단히만 남은 것이다. 일본어에는 이런 경우가 수 없이 많다.

샌딩은 sand paper에서 sand가 남고, 그의 동명사형을 쓰는 것이다. Sand paper에서 sand가 본질적인 것은 분명하다. 영어의 경우에는 두문자(acronym)를 많이 쓰기 때문에 샌딩 같은 예는 별로 없다. Sand paper는 일본어로는 뻬-(ペーパー, paper, 종이)라고 한다. 영어와 정반대이고, 위에 말한 미싱과 같은 식이다.

 

이 글의 결론은 일본은 최소한 언어 습관에 있어서는 이렇게 본질 파악을 못 하거나, 관행을 지속한다는 것이다. 미싱은 언어의 특징으로 그냥 재미로 넘길 수도 있겠지만, 일본인의 특징을 보여주는 것도 분명하다. 일본인은 본질 파악을 잘 못 하거나, 별로 관심이 없다는 것이다. 억지 내지 확대해석이라 할 수 있고, 나도 인정한다. 그러나 언어뿐만 아니라 다른 많은 면에서도 이런 현상 즉 본질은 사라지고 형식만 남은 경우가 많다.

 

2021.8.17

최원영

2021년 8월 14일 토요일

혐일과 친일

혐일과 친일

 

현재 유튜브에는 이른바 국뽕채널이 많다. 국뽕은 한마디로 대한민[] 최고라는 히로[]이다. (일본을 폄하하면서 필로폰의 일본식 발음을 쓰는 것은 아이러니하다.)

 

어떤 국뽕 채널은 중국을, 어떤 채널은 일본을, 어떤 채널은 양국을 싸잡아 비난하는 뽕을 뿌린다. 어떤 채널은 집권 좌파 경향, 어떤 채널은 야권 우파 경향이 있다. , “대한민국 최고를 주장하는 점에서는 공통점이 있지만, 내용과 경향은 다양하다.

 

이들 국뽕채널에는 대한민국이 세계최고라는 주장은 별로 없고, 일본이나 중국과 비교해서 대한민국이 훨씬 낫다 혹은 대한민국 기준에서 볼 때 일본이나 중국은 별 것 아니라는 주장이 대부분으로, 한중일 3국을 비교한다. 중국과의 비교나 중국의 폄하는 이 글에서는 거론하지 않겠다. 일본을 대상으로 하는 경우에는 일본을 폄하하거나, 일본의 혐한을 받아치면서 혐일을 조장하는 채널도 있고, 거기서 더 나가 친일파처단을 주장하는 채널도 있다.

 

嫌日은 상대적으로 대한민국 전체의 관점으로 국내정치는 별로 상관없으나, 親日 처단을 주장하는 채널은 목적이든 결과이든 국내정치에 밀접하게 관련되며 영향을 주고 있다. 이에, 이 둘을 분명히 분간해서 그들의 주장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嫌日

개인적으로 일본은 인구감소, 제조업 쇠락, 신산업 부재 등 경제적인 요인과, 문화적 특성 때문에 이미 회복 불가한 수준으로 문제가 심각하다고 본다. 반면 대한민국은 많은 산업분야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급속히 확보하고 있거나 이미 확보하였고, 국내적으로 문화 포함 모든 인프라에 있어서 이미 세계 최고수준이기에 앞으로 발전이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본다. 중동 지역이 전략적으로 중요했던 것은 석유 때문이었다. 대한민국의 산업 및 제품은 글로벌 공급사슬에 있어서 중동의 석유 이상의 중요성을 갖고 있다고 본다. 따라서 대한민국의 정지는 전세계에 감당하기 어려운 고통을 줄 것이다. 다른 것도 많겠지만, 당장 반도체만 봐도 대한민국에서 생산이 중단된다면 전세계는 마비될 것이다. (그래서 미국도 미국 내 생산을 압박하고 있다.)

개인적인 결론은, 따라서, 그냥 시간 가는 대로 내버려두면 마치 영국과 아일랜드처럼 될 것이다. 아일랜드는 1921년 독립할 때까지 700년간 영국의 식민지였다. (북아일랜드 IRA의 무장투쟁은 2001년에야 끝났다.) 아일랜드는 경제적으로 영국을 압도하는 부국이 되어 복수는 아일랜드처럼이라는 표현까지 생겼다. (GDP/ 2019: 영국 $46,659, 아일랜드 $86,781: CIA The World Factbook) 아일랜드와 영국의 관계는 한일관계와 매우 흡사하다. 소설 [켈트인의 꿈](El sueño del celta, Mario Vargas Llosa )에 잘 나타나 있다. (한글판 없음. 영문판 [The Dream of the Celt] 혹은 Wikipedia 아티클[1], 한글로는 내가 쓴 독후감[2] 참고)

 

유튜브에 있는 많은 혐일채널은, 따라서, 일본의 열등감 배설에 불과한 혐한에 대한 유치한 대응이라는 생각이다. 그냥 가만히 있어도 몇 년 안에 한일의 전세는 완전히 역전될 것이다. 어떤 기준에서는 이미 역전되었다. 오히려 일본의 질서 있는 몰락 내지는 퇴장을 우려하고 심지어 도와줘야 할 상황이 될 수도 있다.

 

親日

이는 혐일과는 전혀 다른 문제이며, 우리에게는 더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친일파 척결을 주로 주장하는 유튜브 채널도 있으며, 일부 국뽕, 대부분의 혐일 채널도 이런 경향을 갖고 있다.

나는 이들 채널이 누구누구가 친일파이며 어떤어떤 친일 행위를 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다. 그들 주장을 확인하거나 검증할 필요도 느끼지 않는다. 그들의 주장이 설사 맞다 해도 여기서 내가 말하고자 하는 바와 무관하기 때문이다.

 

우선, 가장 큰 문제는 그러한 논의가 전혀 효용이 없다는 것이다. 지금 어떤 수를 쓰더라도 이완용이 한 행위를 물릴 수 없으며, 그 결과도 전혀 바꿀 수 없다. 무슨 SF 영화도 아니고, 그때 그 시점에 가서 이완용을 없앨 수는 없다. 심지어 그런 SF 영화에서조차 과거 일을 바꾼다고 이후 역사가 원하는 대로 바뀌는 것도 아니라는 것이 항상 등장하는 결말이다. 벌어진 일은 벌어진 것이고, 지금 와서 할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아무 결과도 없으므로, 아무런 목적도 없다. 목적 없는 논의는 다른 부정적인 영향이 전혀 없다 해도 시간낭비일 뿐이다. 지금 우리 사회에서 친일이 심각한 사회균열을 야기하고 있다. 백해무익한 공허한 말장난일 뿐이다. 상대방에 대한 인격살해나 정당성 부정이 진정한 목적이다.

 

두 번째로, 깨끗한 역사는 없다는 것이다. 혐일 채널은 친일 잔재가 만악의 근본이라고 한다. 군대, 경찰, 재벌 등 일제와 직간접적으로 관계 있는 모든 존재나 과정을 죄다 친일파라 낙인 찍고 죄악시한다. 그들의 논리를 그대로 적용하면, 오늘의 일본은 모두 친한파 이어야 한다. 백제에 의해 일본의 정치(왕조), 경제(문명), 문화, 한마디로 역사가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논의는 필연적으로 자기부정으로 끝날 수 밖에 없다. 어느 나라든 그 역사에는 영욕이 있다. 대한민국 역사에서 일제를 지우자고 하는 것과, 일본이 전범임을 부정하는 것은 똑 같은 역사세탁이다. 역사는 배울 것이지 고칠 것이 아니다.

 

세 번째로, 생존은 이념에 우선한다. 생존을 위한 행위를 이념의 잣대로 판정할 수는 없다. 오늘의 친일파 논쟁은 과거의 생존을 위한 행위까지 현재의 이념으로 판정하려 든다. 일제 당시 모든 한국인이 독립운동을 할 수는 없는 것이다. 오늘날에도 정권이 마음에 안 든다고 이민을 갈 수 있는 사람은 극소수이다. 한국전쟁 당시 수 많은 양민들이 낮에는 국군에, 밤에는 빨치산에 협조할 수 밖에 없었다.

 

마지막으로, 친일의 기준도 판관도 없다는 것이다. 이완용, 을사오적, 순사 포함 모든 공직자, 일제 기업의 근로자, 등등 어디까지가 어떤 이유로 친일파인가? 당사자는 그렇다 치고, 그들의 일가친척은 어디까지가 친일파인가? 친일파의 재산을 상속받으면 친일파가 되는 것인가? “친일재산을 공익단체에 기부하면 친일 상태가 바뀌는가? “친일재산은 감염성이 있는가, 즉 그 재산을 받은 공익단체는 친일이 되는가? 그 공익단체가 국가라면? 수도 끝도 없는 심각한 질문이 계속되며, 어떠한 답이든 구체적인 상황을 하나씩 더하면 그 논리가 무너질 수밖에 없다. 이들 질문은 실제 어떤 형태로든 나타났던 논쟁이며, 연좌제, 부당이득, 상속 등 모두 법적인 문제로, 법이 없으면 답을 내릴 수 없는 질문들이다. 친일을 처단하기 위해서는 법 제정이 필요하며, 법 제정을 못 한 국회는 친일이다. 그 국회를 선출한 국민 모두가 친일이다. 친일 처단에 법이 필요 없다 주장하면 이는 법치를 부정하는 야만이다.

 

일본의 몰락과 대한민국의 발전으로 혐한이든 혐일이든 넌센스가 될 것이다. 그런 상황이 오면 친일파 처단 주장도 무의미한 것이다. 일제 직전까지, 일제 당시, 얼마전까지, 그리고 지금부터, “친일의 의미가 다름을 지적하고자 한다. 나는 각각 파벌, 총독부, 반민족, 박애주의 등이 연결된다.

 

2021.8.15

최원영



[1] https://en.wikipedia.org/wiki/The_Dream_of_the_Celt

2021년 8월 12일 목요일

BTS와 J.Fla

 BTS J.Fla

 

저는 음악을 좋아합니다. 장르 불문하고 좋아합니다. 클래식, 팝 등 모든 서양 현대음악, , 온 세계 각 지역의 전승음악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좋아합니다.

학생 때는 주변에 저보다 음악을 훨씬 많이 아는 친구들 덕분으로 새로운 음악에 많이 접했습니다. 저는 음악을 좋아하지만, 가수나 곡명 등 음악의 정보를 찾기도 어렵고, 이를 기억하기도 어려워서 적극적으로 찾아 듣지는 못 했고, 좋아하는 일부의 음악만 자주 들었습니다. 유튜브가 음악 듣기용으로는 좋아서 자주 들었지만, 적극적으로 찾지 않으면 새로운 음악을 찾는 것이 쉽지는 않습니다. 요새는 기술발전으로 음악을 찾는 것도 쉬운 것 같습니다만, 그런 기술을 사용해 본 적은 없습니다. 결과적으로 수동적이고, 과거지향적인 음악감상을 합니다. 온 국민, 아니 전 세계가 다 열광하고 한참 지나서야 [범 내려온다]를 듣게 되었고, 아주 오랜만에 듣는 새로운 음악이었습니다. 씽씽과 이날치를 보면서, 싸이-BTS로 만들어진 (1세대) K-pop이 많은 성공공식을 떠나 컨텐츠 자체로 K-pop뿌리깊은 나무이며 제2, 3 K-music이 나타날 것이며 아주 오래 동안 전세계에 크고도 지속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믿습니다.

BTS 경우에도 처음 듣게 된 것이 잘해야 한 3달 된 것 같습니다. J.Fla 경우엔 불과 이틀 전에 처음 들었습니다. BTS야 굳이 찾아볼 필요가 없었지만, J.Fla 경우엔 심지어 한국인인지도 몰라 찾아보니 Wiki[1]에 아티클이 있었습니다. 유튜브 구독자가 1700백만이 넘는다니 전세계가 다 아는데 저만 모르고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제 최애 여가수가 김추자-한영애-박정현 이후 J.Fla가 되었습니다. 너무나 대단한 가수라 그의 재능과 실력을 말할 필요는 없습니다. 저는 다른 관점에서 제가 느낀 점을 한 줄 쓰고 싶습니다.

 

J.Fla가 부른 BTS [봄날]이 아마 가장 상징적인 의미가 있을 것 같습니다. K-pop의 성공공식은 전문화된 기획사, 오랜 시간 고강도 훈련을 통한 완성도 높은 공연, SNS를 통한 팬덤 전략 등 여러 요소가 있습니다. 싸이나 BTS 경우 초기에는 상대적으로 작은 기획사의 제품이지만, 그 성공공식은 같다는 생각입니다. 반면 J.Fla는 전혀 다른 길을 선택했고, 이 점에 저는 주목하고 있습니다.

 

J.Fla는 유튜브란 인터넷 매체를 통해 기존 컨텐츠 유통망을 건너뛰고 소비자와 직거래를 했습니다. J.Fla는 초기에는 혼자, 현재에도 최소한의 스탶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대형 기획사의 제품은 작곡, 작사, 편곡, 연주, 안무, 제작, 마케팅 등 모든 과정이 필요하며 그러기에 대형 기획사가 필요합니다. 일부 기획사는 가수에게 싱송라(singer-songwriter)”를 강조하지만, 이는 가수의 능력강화에 초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실제 대형 기획사의 제품에 있어서는 고도로 전문화된 시스템에서 영역별 최고의 전문가들에 의해 만들어지고 있다는 생각입니다. J.Fla 경우, 작곡이나 악기 연주능력의 여부를 떠나, “가창력에 집중합니다. 혼자서 작곡, 편곡 등을 가창력에 부합한 수준으로 만들기 어렵다면, “가창력에 집중할 수 밖에 없고, 다른 가수의 노래를 부르는 것은 불가피합니다 (“커버”, “cover”라고 하더군요). J.Fla가창력에 적합한 탁월한 전략을 선택했고, 매우 효과적으로 그 전략을 실행하고 있다는 생각입니다. “가창력에 더해 영어나 스페인어 발음도 (최소한 제가 듣기에는) 완벽합니다. 이 또한 인터넷 매체의 글로벌특성과 또한 그것이 요구하는 조건을 완벽히 이해한 전략입니다.

 

클래식에서는 가수(성악가)는 자기 노래가 없습니다. 파바로티나 조수미는 자기노래가 없습니다. 루이 암스트롱, 엘라 피저렐드, 엘비스 등 당대 최고의 가수들도 다른 가수들의 노래를 많이 불렀습니다. 임재범, 박정현도 그렇습니다. 그러니 커버가 새로운 현상은 결코 아닙니다. BTS도 다른 가수의 노래를 부를 수 있고, 이미 그랬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보았을 때, BTS는 자신들의 것을 연주하고, J.Fla는 남의 것을 연주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차이라 생각합니다.

 

J.Fla 2011-8-11 첫 유튜브 게시물에서 노래와 기타를 같이 연주하다 보니 좀 조잡한 면이 있습니다. 초기에는 완성도가 좀 떨어지는 것들이 있습니다. 1-2년 뒤의 게시물은 뭔가 답을 찾은 듯, 반주용 녹음도 좋아졌고 (심지어 별도 제작한 듯), 화면 구성도 좋아졌고 거의 브랜드 수준으로 고정되었습니다. 최근에는 춤도 보여주려는 것 같습니다. J.Fla의 재능의 끝이 어딘지 모르겠으나, 이런 시도와 변화를 저는 발전으로 봅니다. 어느 시점에서는 가내수공업 솔로 제품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J.Fla가 가수와 전략가 겸비를 유지하는 한 저는 그가 계속 성공할 것으로 믿고, 응원하겠습니다.

 

2021.8.13

최원영



[1] https://en.wikipedia.org/wiki/J.Fl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