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2월 26일 토요일

1인 뉴스 미디어의 문제: 우크라이나와 푸틴

 1인 뉴스 미디어의 문제: 우크라이나와 푸틴

 

유튜브, 팟캐스트, 블로그 등에서 개인적으로 활동하는 경우를 보통 “1인 미디어라고 한다. 그 내용은 너무나 다양하다. 이 글에서는 그 중 뉴스 혹은 시사평론을 컨텐츠로 하는 것을 “1인 뉴스 미디어라고 하겠다. 많은 사람들이 이른바 제도권 언론의 보조나 대안으로 “1인 미디어를 시청하며, 나도 마찬가지이다.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1인 뉴스 미디어의 문제를 절감하면서, 이와 관련된 문제를 생각해보았다.

 

내가 자주 보는 “1인 뉴스 미디어유튜브 채널이 몇 개 있다. 그 중 하나는 일상적으로 보고, 심지어 운영하는 기자(전직 제도권 기자였고, 유튜브에서도 역할은 기자 내지 시사평론가라 할 수 있다, 이하 기자 혹은 이분)의 번역서도 읽었다. 다른 채널에서도 편향, 편견, 오보가 많다. 명백한 오보에도 제도권 언론에서 보는 사과나 해명을 본 적이 없다. 이분의 채널에서 많은 새로운 시각이나 의견을 접하고, 동감하고 배운 부분이 많았다. 그러기에 현재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해 이분에 대해 많은 실망이 있다.

 

이분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없을 것이라 하였고, 심지어 2022.2.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전까지 러시아의 군사행동은 돈바스 지역에 대한 제한적, 단기간, 외과적 타격의 성격일 것이라 하였다. 서방 언론 대부분이 러시아의 침공이 임박했다고 할 때도, 이분은 서방의 언론이 호들갑을 떨고 있다고 하였다. 러시아도, 우크라이나도 서방의 언론이 전쟁 위험을 고조시키고 있다고 하였고, 이분은 같은 입장이었다. 이분의 분석에 공감한 나 역시 스스로 그렇게 생각했고, 그런 개인적 의견을 주위에 제시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실제로는 전면적, 장기적, 무차별적 공격의 양상이다. 최소한 현재로는 그렇다. 침공의 범위가 우크라이나 일부일지 전부일지 알 수 없다. 현 우크라이나 정치체제를 붕괴시키고, 지도부 제거 및 친러 정권 수립이 러시아의 목표로 보이지만, 이 목표가 달성된 이후 철수할지도 알 수 없다. 민간인 희생 규모를 볼 때 군사적 목표에 대한 외과적 타격의 범위도 이미 벗어난 것으로 보인다. 푸틴은 반나치화, 반군사화목표를 달성할 때까지 침공은 지속될 것이라고 하였다. 푸틴의 말이 정확히 무슨 뜻인지 불문하고, 러시아의 침공은 전면전으로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결국 우크라이나 위기가 시작된 이후 푸틴이 한 말은 모두 거짓이었다.

 

이분은 러시아 침공은 없을 것이라 했으며, 서구(, 미국)가 주장하는 허구의 상황을 그대로 받아 적는 서방의 언론이 호들갑을 떨고 있다하였다. 이 정도로 강한 표현을 한다면, 이분 본인의 주장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나는 이분 포함 많은 사람들이 푸틴에 속았다고 본다. 어떤 평론가는 시진핑 역시 속았다고 했다. 나 역시 푸틴이 이럴 것이라고 짐작하지 않았고, 속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누구나 속을 수 있고, 실수도 할 수 있다. 내가 기대한 것은 (비록 그런 경우는 못 봤지만) 최소한 이분의 경우에는 어떠한 부분에서 실수가 있었다는 한마디의 인정이었다. 이분은 본인의 예상이 빗나갔다고 이분을 비난하는 분들이 많다고 하며, 이에 대한 해명으로 자신은 예언자나 점쟁이가 아니라고 해명했다. 그 해명 글에도 그간의 본인의 논지와 푸틴에 대한 방어가 있다. 그 해명 이전에는 다른 전문가의 장문의 글을 공유하는 식으로 자신을 방어하려고 했다. 다른 “1인 뉴스 미디어는 실수를 인정하지 않아도, 이분에게는 기대를 했지만, 내가 본 것은 강변, 회피, 변명이었다.

 

동료검증(peer review)의 중요성

“1인 미디어의 공통적인 문제는 동료검증이 없다는 것이다. 전문가의 주장은 전문가만이 검증할 수 있다. 이것이 동료검증이다. 물론 시사적인 내용은 시간적인 제약으로 인해 동료검증을 받기는 어렵다. 그러나 푸틴의 과거 발언과 행적, 실제 발생한 사실 등을 종합적으로 냉정하게 분석한다면, 자기검증도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또한 이런 사항은 충분히 동료검증이 가능하다. 서구 언론의 러시아와 푸틴에 대한 선입견과 편견은 있다. 이는 나도 인정한다. 그러나 이분은 이러한 서구 언론에 대한 편견이 있다는 생각이다. 서구 언론의 태도와 보도 내용을 도매금으로 러시아와 푸틴에 대한 편견이라고 간주하는 편견이 있다고 본다. 이분이 좀 더 유연하게 사고하고 자기감시가 있었다면, 현재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한 실수는 없었을 것이다. 충분히 그럴만한 식견과 경험이 있는 분이라고 생각한다. 이분은 한국인이 흑백논리에 휩싸여 삼각구도를 전혀 이해하지 못 한다고 하였다. “적의 적은 반드시 우군이 아니다라는 것이 삼각구도라고 하는데, 그 구체적인 모습은 잘 모르겠다. 이분은 그 예로 인도를 들었다. 인도는 미국과는 대중국 협의체인 Quad에 참여하고 있지만, 방산협력 등 러시아와도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최소한 현재까지는 맞고, 동감한다. 그러나, 같은 논리라면, 한국도 그렇다. 그런 한국의 한국인이 흑백논리에 휩싸여 있다는 것은 그리 설득력이 없어 보인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우크라이나 역시 삼각구도를 유지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오늘의 상황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Quad는 군사동맹이 아니다. 군사동맹이 있는 경우 삼각구도가 성립할 수 있을지 나는 매우 회의적이다. 군사동맹에서는 적의 적은 우군이다”. 흑백논리도 현실에서는 해롭지만, “삼각구도는 현실에서는 허구이다 (최소한 한국 입장에서는). 나는 이분이 대서구(반서구가 아니라) 편견을 갖고 있다고 본다. 동료검증이 있었다면, 아닐 수 있었다는 생각이다.

 

시청자의 분별력

몇몇 “1인 미디어는 편향성이 분명하다. 그 운영자들도 이를 잘 안다. Wikipedia는 동료검증을 통해 편향성을 없애도록 노력을 한다. 한국의 유사한 많은 사이트는 운영방식은 Wikipedia와 유사하지만, 결과물은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다. 짐작컨데, 이는 동료검증이 부실하고, 참여하는 동료 전문가 수가 적기 때문이다. 인터넷에는 온갖 유용한 정보가 다 있지만, 편향성이 문제가 되는 경우, (아무리 시스템으로 막으려 해도) 결국은 독자 혹은 시청자의 분별력이 문제이다. 최근의 우크라이나 사태에 관한 수 많은 “1인 미디어그리고 제도권 언론을 보면서 이를 절감한다. 문제는 분명하지만, 불행하게도, 답은 별로 없다.

 

 

2022.2.27

최원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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